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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임원인터뷰] 송성윤/ 하나은행 상무
[인사임원인터뷰] 송성윤/ 하나은행 상무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2.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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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급 중심 연봉제 지향 가계금융, 기업금융 등 전문분야별 경력개발 유도… 지난해부터 채용규모 늘려 은행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안정적인 직장이었다.
하지만 IMF 사태 이후 은행의 도산이 줄을 이으면서 수만명의 은행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살아남은 은행들도 덩치보다는 수익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후 몇년 동안 은행은 떠나는 사람은 많지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는 일터가 되었다.
비로소 지난해부터 은행들은 닫혀 있던 채용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하나은행 역시 예외가 아니다.
IMF 이후 소수의 인원만 뽑아오다가 지난해에는 95명의 사원을 채용했다.
올해 1월에도 50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송성윤(54) 상무는 지난해 하나은행이 경쟁사에 비해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뽑을 수 있었다고 밝힌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을 확보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205억원에서 3천여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예전보다 많은 인원을 뽑을 수 있는 것은 자신감을 회복했기 때문이죠.' 송 상무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직무 수행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인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면 최근에는 지원자가 금융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느냐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IMF 이후 은행에 직무 중심의 성과주의 문화가 확산된 것과 무관하지 않죠.' 하나은행은 채용 단계부터 가계금융, 기업금융, 본사관리, 리스크관리 등 직무를 구분한다.
1박2일로 진행되는 합숙평가에서는 지원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한 평가항목이 된다.
송 상무는 시키는 일을 소화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며 얼마나 일할 준비가 돼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선발하더라도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이 곧바로 현장업무를 수행하는 건 무리다.
그래서 하나은행은 1년 동안의 수습기간을 두고 있다.
신입사원들은 4주간 은행업무에 대한 소개를 중심으로 입문교육을 받게 된다.
입문교육을 마친 뒤에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두달에 한번 연수를 받는다.
연수는 통상 일주일간 진행되며 단계별로 수신, 여신, 외환, 신용카드 등 현장 업무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수습기간의 마지막 단계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이다.
수습사원들은 하나은행이 모범으로 삼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은행을 답사하며 견문을 넓히게 된다.
수습기간이 끝나면 사원들은 본격적으로 자신이 지원했던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
하나은행은 모든 직원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선택하여 경력을 쌓아갈 수 있도록 CDP(Career Development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인력개발도 여기에 맞추어 분야별 CDP에 따른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송 상무는 과거에는 일률적으로 대상을 지정하여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했지만 요즈음에는 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연수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가계금융, 기업금융, 리스크 관리 등 각 분야별로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습니다.
직원들이 자신의 경력개발과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연수 프로그램을 선택해 참여하고 있지요.' 하나은행은 사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e러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CDP는 분야별 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송성윤 상무는 CDP는 직무별로 창출되는 가치를 평가하는 성과관리 체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송 상무는 개인별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회사로서도 고민스런 작업이라고 고백한다.
'지나치게 개인별 성과에 매달릴 경우 개인주의가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주의는 팀 플레이를 해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바람하지 않죠. 개인과 조직의 성과를 형평성 있게 고려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 송 상무는 우리나라 연봉제는 성과급 지급을 중심으로 발전했다며 하나은행은 직무급 중심의 연봉제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힌다.
'직무급은 특정한 직무의 값어치를 평가해서 급여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가령 하나은행 인사부장이면 누가 오더라도 동일한 연봉을 받게 되죠.' 하지만 직무급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직무별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다.
'당장 직무급으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앞으로 직무급 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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