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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유통업계,취업문 활짝
[취업] 유통업계,취업문 활짝
  • 이민희/ 인크루트 홍보팀장
  • 승인 2002.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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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개설 잇달아 신규 채용 늘 듯… 출혈경쟁 속 ‘옥석가리기’ 요구돼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적극적으로 신규 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규인력 채용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 같다.
대부분의 전통 제조업체들이 올해 월드컵 특수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는 불투명한 경기전망이 한몫 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만은 예외다.
유통업계의 적극적인 고용창출은 반도체, 조선, 화학 등 대부분 업종에서 신규인력과 투자를 줄이거나 동결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우선 롯데와 신세계, 삼성테스코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올해에 총 2조5천억원을 들여 50여개의 대형 신규점포를 개설하면서 약 7천여명의 정규직 사원을 포함해 총 2만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신규 인력을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www.lotteshopping.com은 지난해 3300명보다 300명 늘어난 3600명을 올해 신규 인력채용 규모로 확정했다.
정규직은 대졸 공채사원 400명, 경력직 사원 300명, 기능직 사원 300명 등 총 1천여명이며, 일용직 사원 1500명과 고졸 판매전문직 사원 1100여명도 뽑을 예정이다.
롯데는 앞으로 매년 할인점은 12개에서 15개, 백화점은 3개씩 출점할 계획이다.
신세계 www.shinsegae.com도 대졸자 400명, 전문대와 고졸자 4천명 등 정규직 4400명을 포함해 총 1만1천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신세계가 1만명이 넘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세계는 매년 상·하반기 대졸 공채 때 100명씩 채용하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올해는 400명을 채용한다.
초대졸과 고졸사원 등 매장관리직, 판매직과 임시직, 파트타이머 1750명을 포함, 2천여명을 채용했던 지난해 하반기 채용규모의 2.5배에 달한다.
영국 테스코사와 삼성물산의 합작기업인 삼성테스코 www.homeplus.co.kr도 정규직 사원 1천여명과 비정규직 사원 2700명 등 총 3700여명을 공채로 모집할 계획이다.
삼성테스코는 ‘홈플러스’라는 브랜드를 무기로 올해 총 9200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수원, 인천, 부산, 대전, 부천 등에 11개 신규점포를 개장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www.e-hyundai.com도 올 8월 목동점 출점을 앞두고 상반기내 대졸자 160명과 고졸 정규직 240명 등 총 400여명의 정규직 사원을 각각 채용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개국한 현대홈쇼핑 사업 문에 대해 지난해 총 140명의 대졸 정규직 사원을 뽑은 데 이어 올해도 사업진행 정도에 따라 수시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방출점 확대, 지방대생에 희소식 유통업계는 고졸사원과 계약직 직원을 합쳐 지난해 모두 2만명이 넘는 인력을 채용했다.
특히 추석을 앞둔 6~8월이 채용의 절정기를 이루었으며, 경기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지방상권 공략에 따른 구조적인 신규인력 확충이 계속됐다.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대형 슈퍼마켓 등이 주축이 되어 지난해 6월 이후 18개사가 대졸 신입사원 4460명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내수 회복이나 소비심리 호전 등의 가시적 성과보다는 재래시장이나 구멍가게들을 고사시키는 유통업체의 잠식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대형화 바람과 지방출점 확대경쟁 등 유통업계 구조개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롯데쇼핑 채용담당 송준헌 계장은 '지난해는 유통경기가 좋지 못했지만, 14개 신규점 개점에 따라 백화점 2개와 마그넷 11개점이 하반기에 개장했고 지방 출점에 따른 신규채용이 계속됐다'고 말한다.
이른바 ‘밥그릇’이 작아지면서 기존의 소형 유통업체들은 갈수록 어려워지지만, 대규모 채용을 할 능력이 있는 대형업체들의 경우 확장을 위한 출혈경쟁을 벌이는 통에 신규인력 수요가 생겼다는 얘기다.
'지난해 총 3300여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했지만 올해에도 할인점 15개 점포와 백화점 3개 점포 등이 출점할 예정이어서 인력수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송 계장의 설명이다.
지방출점 확대로 지방상권은 타격을 받고 있지만, 지방대생들에겐 이런 상황이 여간 반갑지 않다.
대형 유통사들의 출혈경쟁이 지역 고용창출 효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유통업체들이 지방에 다수의 점포를 낼 예정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역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보통 유통업계에서는 1개 매장을 신규로 개점할 때마다 점포당 250~350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한다.
이를 감안한다면 35개에 달하는 지방점에 따라 최소 8750~1만2250명의 지방 구직자들이 취업의 기회를 얻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까르푸는 실제로 지난해 본사 직원을 제외하고 모든 점포 인력의 90% 이상을 해당 지역 출신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
목동과 군산, 시흥, 광주에 4개 점포를 개점하면서 총 2천명을 뽑았는데 이중 1600여명이 지역 출신 인력이었다.
점별로 채용인원의 15~20%는 대졸 출신의 대리급 이상 간부사원으로 투입했으며, 80%는 일반 판매직과 용역사원으로 구성됐다.
신세계 박찬영 홍보팀장은 '지방에 출점하는 점포의 경우 현지에서 90% 이상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며 '올해 출점 예정인 15개 할인점 가운데 지방 점포가 절반 이상이므로, 해당지역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대졸과 고졸 출신의 매장관리직과 판매직은 정규직 이외에도 각 점별로 임시직이나 파트타이머를 수시로 채용하므로, 수시로 각 지점의 채용계획이나 규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장포화 우려도 제기돼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의 지나친 경쟁심화에 따른 시장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4년 이후에는 유통업체도 우량업체쪽에서 경력을 쌓는 등의 경력관리가 개인의 생존력을 높이는 키워드로 작용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조성호 연구위원은 '국내 할인점은 확대를 거듭하면서 지난해 206개까지 늘어났다'며 '국내시장 여건상 마지노선인 200개를 뛰어넘어, 현재 수도권과 대도시 주변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에 따르면 할인점들이 출혈을 마다하지 않으며 출점 경쟁을 벌이는 것은 업체들이 누가 더 많은 점포를 내느냐, 얼마나 노른자위 땅을 차지하느냐가 생존의 열쇠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조 연구위원은 '동일상권 지역에 출혈적인 출점 경쟁이 벌어질 경우 2~3년 사이에 도태되는 업체들이 생길 것'이라며 업계간 과열경쟁에 따른 위험을 지적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유통업체라고 해서 버티기만 하면 경력을 인정받는 시대는 갔다'며 '유통업을 평생직장으로 알고 일하려는 구직자들의 경우 우량업체를 선별해서 입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체들도 ‘될성 부른 떡잎만 골라서 키운다’는 전략으로 인재개발 방식을 바꾸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졸사원도 채용한 뒤 3개월 정도의 수습기간 동안 매장에 투입하는 게 관례화되어 있다.
청소, 운반, 판매, 판촉, 운송 등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적응력을 평가한다.
대신 경력 5년차 이상 전문인력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을 정도로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는 게 유통업계다.
그만큼 확장세가 빨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매장관리전문가, 구매전문가(MD) 등 이미 전문직종으로 자리잡은 분야의 경력자들은 좋은 대접과 높은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되기도 한다.
지금은 배송과 디스플레이, 판촉기획 등에서도 전문인력에 대한 요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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