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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코넬대 존 네샤임
[페이스] 코넬대 존 네샤임
  • 김상범
  • 승인 2000.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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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터넷이 아니고 에버넷이다"
급류를 만나 전복 위기에 처한 선박에는 힘이 센 장사나 용기 있는 젊은이보다는 침착하고 노련한 베테랑이 더 필요하다.
늘 험한 파도에 맞서 싸워야 하는 벤처기업들에게도 열정과 패기를 조절해줄 백전노장의 노련함이 함께한다면 성공으로 가는 길이 좀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창업전문가 존 네샤임 교수 ‘벤처성공전략’ 강의 미국 코넬대 교수이자 벤처 컨설팅 대부로 통하는 존 네샤임이 한국을 방문했다.
지금까지 300건 이상, 2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벤처 창업에 전략 및 사업계획 수립자로 참여한 그는 체이스맨해튼은행과 매킨지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밸리드로직, 내셔널세미컨덕터 등 유수한 벤처기업의 재무담당 최고임원을 지냈고, 플래그십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벤처기업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 코넬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있으면서 벤처 창사 컨설팅 회사인 SVF와 SEC의 CEO를 맡고 있다.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벤처 업계의 백전노장으로 꼽힐 만하다.
그의 저서 이 국내에서 <벤처창사 A to Z>라는 제목으로 출판돼 국내 벤처기업인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벤처창업보육업체인 다산벤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그가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벤처기업들에게 풀어놓은 ‘벤처창업의 성공전략’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는 “이제 인터넷으로 창업해 성공하는 시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버넷’(EVERNET)에 눈을 돌릴 것을 권유했다.
에버넷이란 언제, 어디서, 어떤 통신수단을 이용하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사람과 통신할 수 있다는 개념(Wherever you are, Whatever you have, Whenever you want, Whoever you want)이다.
그는 대표적인 에버넷 분야로 무선, 게놈, 교육 등을 꼽았다.
네샤임 교수는 한국 벤처기업들에게 좀더 도전적이고 넓은 시야를 강조했다.
좁은 현지 시장에 머물지 말고 세계로 눈을 돌리라는 얘기다.
그는 “미국에서 성공한 아이디어를 들여다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창업을 해봐야 실패할 것이 뻔하다”고 단언했다.
국내의 많은 인터넷기업들에게는 가슴 뜨끔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네샤임 교수는 이스라엘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할 것을 강조했다.
이스라엘 벤처기업들은 시제품을 개발하면 바로 미국으로 진출해, 본사를 미국에 두고 세계 시장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펼친다는 것이다.
그는 이스라엘 벤처기업들의 전형적인 글로벌 전략을 본국에서 시제품을 개발하는 1단계, 미국에 본사를 설립하는 2단계,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3단계로 소개하고, 이를 ‘1-2-3 전략’이라고 정의했다.
한국 벤처기업들도 반드시 본사를 한국에 두고 지사를 미국에 설립하는 기존 진출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네샤임 교수는 이러한 전략적 고민에 앞서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기본 요인은 다른 데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벤처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기술이든 서비스든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기본론이다.
그는 벤처기업인들의 자기관리를 유난히 강조했다.
“당장 오늘부터 하루에 30분씩 운동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에 단 몇분이라도 조용히 명상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도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은 100만분의 6에 그친다.
밤낮없이 일에만 매달린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을 향해 앞만 보고 뛰어가면 건강을 해치고, 결국 구성원 몇몇에게 의존하는 벤처회사의 속성상 경쟁우위를 잃게 된다.
” 벤처창업 성공의 제일 조건은 결국 끊임없는 자기관리라는 것이 벤처 대부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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