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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리더] 유니텔 강세호 사장
[디지털리더] 유니텔 강세호 사장
  • 김상범
  • 승인 2000.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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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호
1955년 출생
1973년 국립철도고등학교 전기과 졸업
1977년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1984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과 졸업
1992년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생명공학)
1993년 9월~1999년 9월 삼성SDS 컨설팅사업부장
1999년 11월~2000년 2월 한국소프트창업자문(주) 대표이사
2000년 3월~현재 유니텔주식회사 대표이사 부사장
“닷컴이 아니라 인터넷기업입니다" -출장이 요즘 부쩍 잦으신 모양입니다.
여러번 이 코너에 모시려고 했는데 약속잡기가 어려웠어요. =지방에도 가고 해외에도 가고…. 얼마 전에 한중일 공학자 대표들이 일본에서 4차 공학한림원 모임이 있었는데 인터넷기업 대표로 참석을 했죠. 23일에는 미국에서 개최되는 <브로드밴드 와이어리스 서밋>에 참가합니다.
유명 인터넷기업들의 CEO들이 모이는 데 가서 공부 좀 하려구요. -외국에 자주 가시니까 외국에서 평가하는 한국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어떻습니까. =일본이나 중국은 인터넷에 관한 한 한국이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심해야 돼요. 이번 일본 회의 때도 오사카 부근 공업단지를 견학했는데 일본은 사회적 인프라가 거의 완벽하다는 걸 느꼈어요. 뿌리가 든든하다는 거죠. 마음만 먹으면 쫘악하고 올라설 수 있는 기반이 돼 있다는 거죠. 우리는 인터넷이 발전했다 하지만 원천기술 가지고 있는 게 뭐 있습니까. 다 들여온 거지. 우리도 이제 뿌리가 있는 기술강국이 돼야 한다고 요즘은 얘기하고 다닙니다.
-닷컴 위기, 거품설에 대해서는 얘기들 안하던가요. =위기다 거품이다 하는데 사실 따지고보면, 벤처란 무엇인가 하고 접근해야죠. 그러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거예요. 닷컴은 스스로 진화하는 비즈니스죠. 진입기, 성장기, 조정기, 성숙기로 나눌 수 있죠. 1500만 회원을 확보했다 어쨌다 하는 시기가 진입기라고 할 수 있죠. 회원수 늘리는 데 전력하고 회원수를 기반으로 광고를 하고 투자도 받고, 미래가치의 현재화란 측면에서 여기까지는 잘됐어요. 진입기를 거쳐 성장기에 접어들면 진입기에 만들어놓은 회원수를 기반으로 뭔가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서 매출을 늘려야 됩니다.
성장기에서는 이 커뮤니티 중 로열티 회원을 고정시키는 작업이 필요하죠. 이들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받는 단계죠. 그런데 투자자들 입장에서 이 단계에서도 보니 계속 손해를 보고 있더라 하면 의심하게 된다는 거죠. 그 다음에 조정기에 접어드는데 이때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만 살아남게 되는 거죠. 옥석이 가려지는 단계고 여기서 살아남는 기업이 성숙기에 힘을 갖고 살아남는다는 거죠. 인터넷 비즈니스를 어느 단계 한 시점만으로 평가를 하면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다시 벤처로 돌아가서 벤처기업이란 말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벤처하면 성공이란 등식이 퍼져 있어요.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여러 기업들이 도태되는 것을 보고 위기라고 하는데 이것은 위기가 아니라 정상적인 겁니다.
지금은 조정기라고 보는데 여기서 살아남는 기업들이 생기면 다시 인터넷기업들은 빛을 발할 겁니다.
그래서 제가 표어를 하나 만들었는데 “다음하고 새롬이 수익모델을 찾아낼 때 우리나라 닷컴기업이 다시 살아난다”고 말이죠. -표어에 왜 유니텔은 빼셨나요. =볼펜 좀 주시죠.(기자 펜을 빌려 그림을 그려가며) 기업은 세가지 그룹이 있는데 그게 닷컴기업, 인터넷기업, IT 기업 이렇게 구분을 합니다.
닷컴기업은 커뮤니티나 콘텐츠 기반의 기업이고, 인터넷기업은 인터넷과 관련된 총괄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삼성SDS나 LG-EDS, 데이콤 같은 기업은 IT 기업이구요. 그러니까 다음이나 새롬이 닷컴기업이고 유니텔은 인터넷기업에 속하는 거죠. 다음이나 새롬은 또 대표적인 닷컴기업이니까 이들이 어려운 조정기를 이겨내고 수익모델을 찾아낼 때 우리나라 닷컴기업을 리드할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유니텔은 종합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다라고 하셨는데 사실 그런 이미지가 외적으론 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니텔이란 이름 때문인데 유니텔은 피시통신 서비스였으니까요. 하지만 다시 말씀드리지만 인터넷기업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닷컴 위기와도 크게 관계가 없어요. 연 매출 3500억원에 수익구조 80억에서 100억원 정도가 올해 달성될 겁니다.
순수한 닷컴들이 영업수익으로 흑자를 낼 때 살아남는 모델이다라는 거죠. -유니텔의 수익모델은 그럼 뭡니까. =우리는 기가 막힌 게 있죠. 유니텔의 기업구조가 인프라와 콘텐츠, 커머스가 결합돼 있잖습니까. 지금까지 인프라에 속한 기업, 애플리케이션 기업, 콘텐츠 기업, 커머스 기업들이 각자 자기가 속한 분야 안에서만 수익모델을 찾아왔어요. 그런데 미국의 우수한 벤처기업들을 보니 수직적인 결합을 통해 수익모델을 찾더란 말이죠. 갖고 있는 인프라를 콘텐츠, 커머스와 결합시켜 수익모델을 발굴하고 이런 모델들이 출현하면서 부상하고 있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란 말들을 하는데 저는 인프라와 콘텐츠, 또는 인프라와 커머스의 결합모델이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것이 유니텔이 추구하는 수익모델의 배경입니다.
콘텐츠만을 가지고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건 이제 웃기는 얘기라는 거죠. 아주 특수한 경우도 찾을 수 있는데 그건 ‘킬링 콘텐츠’를 만들어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닷컴기업들은 킬링 콘텐츠를 만들어내든지, 아니면 오프라인과 결합하는 모델을 만들든지 그런 형태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아직 발표하긴 이르지만 조만간 이런 개념에 입각한 수익모델을 발표할 겁니다.
-대표로 취임한 지 이제 얼마나 되셨죠. =3월에 왔으니까 8개월째군요. 처음 3개월은 조직을 파악하고 안정화하고 비전을 정립하는 단계였고, 이후 3개월은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 사업구조에 대한 것을 정리하는 기간이었죠. 지금은 다지기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보강할 것인가 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거죠. CEO가 힘든 것이 항상 쉬지않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 같아요. 현재를 중심으로 가까운 장래, 먼 장래를 끊임없이 반성하고 준비해야죠. 아주 골치아프더라구요. 머리가 다 세요. -요즘 CEO들 자질 문제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어요. 닷컴 위기와 맞물리면서. =닷컴 CEO들은 전통기업과는 다르죠. 전통기업 CEO들은 기획력이나 조직 장악력 등이 종합돼야 했지만 닷컴 CEO는 반짝이는 엉뚱한 발상과 진취적인 사고가 더 우선된다고 봐요. 왜냐하면 비즈니스 자체가 진화되는 모델이기 때문이죠. 전통기업들처럼 사업계획서 검토하는 데 석달, 승인하는 데 두달 이래서는 안되죠. 그러니까 즉시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순간의 판단력과 적응력이 강한 CEO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겠죠. -유니텔에 궁금한 게 없냐고 주변에 물어보니 이런 말들을 하더군요. “난 회원인데도 유니텔에 거의 안 가게 돼요.” “유니텔 요즘 뭐 하나요”라고 말이죠. 유니텔 서비스에 접속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그러니까 자꾸 관심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 아닐까요. =그건 유니텔 문제만 아니라 피시통신의 문제죠. 그동안 피시통신 업체들이 인터넷을 리드해온 것은 사실인데 이제 인터넷 포털들이 콘텐츠도 좋아지고 하면서 피시통신 역할이 둔화되고 약화된 것은 사실이죠. 지금 포털 서비스는 무료고 피시통신은 유료인데 피시통신은 무료화의 압력을 받고 있고 포털은 유료화로 가려고 하죠. 결국 어느 시점에 가면 기본 이용료라는 것은 희석이 되고 어떻게 하면 차별화된 유료 콘텐츠를 누가 더 많이 갖고 있는가가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겁니다.
피시통신의 문제, 인터넷 포털의 문제가 아니라 공통의 문제가 된다는 거죠. 유니텔도 다음달에 대대적인 개편을 마치고 발표를 할 겁니다.
기본적으로 웹기반의 콘텐츠몰로 전환할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포털과의 경쟁에 본격 나서는 겁니까. =피시통신의 장점은 빌링이 가능한 실명회원을 갖고 있다는 거죠. 이것은 엄청난 강점이죠. 포털 사이트들이 회원수 자랑을 많이 하지만 그런 가상회원 말고 빌링이 가능한 실명회원만으로 따지면 유니텔이 일등입니다.
-그런 것과도 연관이 되는 거지만 그럼 유니텔의 비전은 어떤 겁니까. =아까도 얘기했지만 우리는 인터넷기업으로 정의를 했잖아요. 인터넷 종합 서비스 기업이라고 하는데 그럼 시스템통합(SI) 업체와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할 수 있죠. 분명하게 구분하는데 SI는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사업을 하는 거고 유니텔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해왔죠. 다시 정리하자면 커뮤니티를 만들어내고 운영하는 것이 우리 역량이라는 겁니다.
우리 비전은 ICI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인티그레이터(Internet Community Integrator)라고 정의했습니다.
커뮤니티를 세가지로 구분하는데 컨슈머 커뮤니티, 비즈니스 커뮤니티, 소셜 커뮤니티죠. 이것은 단계적으로 진화됩니다.
ICI는 컨슈머 커뮤니티부터 소셜 커뮤니티까지를 통합 서비스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몇가지 핵심영역을 나누었는데 커뮤니티를 만들고 기획하는 이컨설팅, 여러가지 솔루션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플랫폼, 만들어놓은 커뮤니티들이 서로 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커머스, 이렇게 세가지 영역의 핵심역량을 가지고 ICI로 나가는 겁니다.
-최근에 웹에이전시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 비즈니스를 웹 인티그레이터라고 하는데 차이가 있는 겁니까. 아니면 웹에이전시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말인가요. =웹에이전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기획, 디자인, 구축해주는 것이라면 우리가 추구하는 ICI는 고객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까지 제시해주는 창조센터 역할까지 하는 겁니다.
당신은 지금 상황을 볼 때 이런 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 할 수 있다는 거죠. -지금까지 ICI 작업하느라 바쁘셨군요.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손님 만나 영업하고 그런 것이 아니더라구요. 인터넷은 항상 개념화를 해서 리더십을 보여주고 먼저 깃발을 꽂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다들 어렵다고 해서 큰일입니다.
=좋은 시절 올 겁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3분기를 체감 상승기라고 하고 있던데 그때를 위해 지금 다지기를 열심히 해야죠. 지금 열심히 한 사람들이 그때 가서 왕노릇 할 거예요. 지금 일등이다 이등이다 도토리 키재기 해봐야 아무것도 아니죠.
취재후기 인터넷 비즈니스와 카오스 메이킹 작은 키에 다정한 미소, 늘 이웃집 삼촌 같은 이미지. 유니텔 강세호 사장은 회사 직원에게도 늘 다정다감한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가벼운 술자리도 갖고 있다.
사장실도 늘 열려 있다.
자신의 스케줄을 사내 게시판에 띄워놓고 사장실에 혼자 있는 시간에 누구든 들르라고 주문한다.
열린 사장실을 모토로 하고 있단다.
한없이 좋아보이는 강 사장의 이면에는 치열함과 고독함이 숨어 있다.
“제가 어려서부터 독학을 해와서 혼자서 생각하는 데 강하죠.” 강 사장 스스로도 그런 점을 인정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일요일엔 가족과 함께하지만 그러면서도 머릿속에선 내일 회의를 그리고 준비한다.
그는 늘 그렇게 혼자서 무엇인가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엉망진창으로 마구 얽혀 있는 현상을 나름대로 그려내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을 즐긴다는 말이다.
거기에 스스로 이름을 붙이고 정의를 내린다.
강 사장은 그것을 ‘카오스 메이킹’이라고 부른다.
그래서일까. 그가 정의하는 인터넷 비즈니스도 그림의 연장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손님을 만나 영업을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개념화를 하고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먼저 깃발을 꽂아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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