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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최기선 / 인천 시장
인터뷰 | 최기선 / 인천 시장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2.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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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경제 활성화와 송도 신도시 기업유치에 힘쓸 터 최기선 시장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관선 인천시장에 임명된 후 9년째 시장직을 맡고 있다.
오랜 재임기간 동안 쌓인 경륜 때문인지 최기선 시장은 인천시 경제현안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마다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최 시장은 최근 실국별로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 받으며 한해 시정운영의 구체적인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중이다.
인천시가 직면한 많은 현안문제 중 최 시장이 가장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는 사안은 두가지다.
우선은 오랜 기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천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고, 그 다음은 송도 신도시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지난 한해 경기침체로 지역경제가 어려웠다.
특히 인천시는 다른 지역보다 침체 현상이 심했는데 올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이 있나? 지난해는 미국 테러전쟁으로 인한 수출 부진과 대우자동차 문제로 지역경제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경기둔화세가 지속되고 회복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부터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4~5%대로 올라서면서 인천 경제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우선 공공투자 사업비 총 5600억원 중 70% 이상을 상반기에 발주해 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월드컵 특수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가는 사업도 중요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월미도에 월드컵 테마 거리를 조성하고 차이나타운 1단계 사업도 조기에 가시화할 계획이다.
그리고 인천시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숙박시설 정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올해 기업들 사이에 중국 시장 진출이 커다란 이슈였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대중국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인천의 외자유치와 수출에 심각한 위기와 도전 가능성을 동시에 주고 있다.
인천시가 동북아 중추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한·중간의 교류와 교역·상호투자 확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인천시는 일찍이 대중국 전진 산업기지인 인천 단둥산업단지를 조성한 바 있다.
현재 단둥산업단지에는 45개 업체가 입주해 분양률 100%를 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앞으로도 중국 진출의 창구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인천항의 역할을 제고하는 것이다.
인천항이 대중국 교역 물량의 상당부분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인천항의 만성적인 체선, 체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011년까지 18선석 규모의 인천북항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리고 인천항 주변을 관세자유지역으로 지정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인천시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송도 신도시 사업의 기본계획과 전망은? 송도 신도시는 기본계획상 1300만평 규모다.
이중 매립면허를 받아 현재 추진하고 있는 규모가 535만평이다.
우선 535만평의 조성사업에 역점을 두고, 이후 신도시 기능이 확대되면 나머지 지역의 개발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사업전망은 희망적이다.
토지분양과 관련해서 1공구 주택단지는 지난해 12월부터 토지분양에 착수했다.
지식정보산업단지는 2002년 10월부터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부동산 투자개발회사인 G&W 등 외국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성사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송도 정보화 신도시에 60억달러를 투자해 122만평 규모의 국제 비즈니스센터를 조성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지난해 7월 G&W 등과 체결했다.
현재 사업타당성 조사와 함께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이 작업은 올해 2월께 완료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투자자와 기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토지공급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G&W 등 투자자가 대중국과 동북아시아의 전초기지로 송도 신도시의 발전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만큼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송도 신도시 조성을 위해 송도 인근에 있는 미사일부대를 영종도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오발사고를 낸 미사일부대를 인천국제공항 근처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시의회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는데? 미사일부대 이전과 관련해 시의회와 시민단체, 지역주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접하면서 안타까움과 송구스런 마음이 동시에 든다.
미사일 부대가 현재 위치에 계속 주둔할 경우 추진체가 송도 매립지에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신도시 조성이 불가능하다.
미사일 부대 이전은 인천시의 종합적인 개발과 관리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안이다.
이에 대한 찬반논란 속에 예산 예비심사에서 2002년도 부대이전 예산 84억원이 삭감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시의회에서 송도신도시 조성 등 도시개발사업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의원들이 이전의 불가피성에 공감해 10억원의 예산이 부활됐다.
=송도 신도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재원조달과 기업유치가 관건이라는 의견이 많다.
인천시의 재정형편상 2조원이라는 사업비를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반기설에 대해서는 국가지원을 요청하고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블록별로 민자 유치, 외국자본 유치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IMF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고 수도권 지역에서는 최근까지 분양열기가 고조되고 있어, 아파트 건설용지 등 주택단지 분양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송도 신도시는 아직까지 생활편익 시설이 부족하고 기반시설이 완비되지 않아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분양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는 무이자 분할납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해 건설업체들이 초기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단지의 경우 토지가격을 조성원가로 공급하고 취득세, 등록세와 각종 부담금을 감면해줄 계획이다.
그리고 외국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토지대금 장기 분할납부 등 다각적인 투자촉진 방안을 마련해 송도 지식정보산업단지를 조기에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경제 쟁점, 시장후보들은?

인천은 지난해 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렸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11월 중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5%나 줄어들었다.
경기침체는 세수감소로 이어져, 올해 인천시 예산은 2조7676억원으로 지난해 2조8129억원보다 1.6% 적게 편성됐다.
이런 가운데 송도 신도시, 영종도 배후도시, 용유·무의 관광단지 조성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 경실련 김송원 사무국장은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경제 살리기와 대형 사업들의 투자우선순위 조정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998년 지방선거 때만 해도 인천에서는 최기선(55) 시장과 경쟁이 될 만한 인물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인천연대 박길상 사무처장은 “인천 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최기선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송도 신도시 사업 전망이 의문시되면서 최 시장에 대한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내비친 여야 후보는 모두 5명이다.
민주당쪽에서는 2년 동안 정계를 떠나 있던 이기문(47) 변호사와 박상은(51) 인천경제시민포럼 이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 변호사는 “제조업을 하는 사람들의 의욕이 많이 떨어졌다”며 “기업활동의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인천의 경제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천시 부시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 이사장은 “재래시장을 활성화해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벌크 화물을 처리하는 인천북항을 시급히 건설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나라당에서는 언론인 출신인 이윤성(56) 의원이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 가운데 안상수(54) 전 의원과 민봉기(64) 의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의원은 “대우자동차와 인천항이 인천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대우자동차 문제의 조기 해결과 북항·남항의 건설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힌다.
안 전의원도 “인천시가 그동안 너무 송도 신도시에만 신경을 쓰고 항만은 소홀히 했다”며 “항만 투자가 시급한 과제”라고 말한다.
인천 남구청장을 지낸 민 의원은 “인천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은 대우자동차 문제 처리와 송도 신도시 조성사업”이라며 “경기은행의 퇴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들을 살리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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