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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보고서] 중국 비즈니스, 신부유층을 겨냥하라
[노무라보고서] 중국 비즈니스, 신부유층을 겨냥하라
  • 오태헌/ 노무라연구소 서울지
  • 승인 2002.01.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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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4일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쇼핑몰 ‘My8848’이 갑자기 문을 닫았다.
주문한 상품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소송을 제기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이 원인이었다.
서투른 경영, 거품에 동승한 투자자들, 불투명한 회계제도가 초래한 안타까운 결말이었다.
중국의 주식시장은 미숙한 상황이라, 중국의 벤처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려면 해외 벤처캐피털이나 미국 나스닥의 문을 두드려야 했다.
따라서 미국 벤처 열풍이 식자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도 그 여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나스닥에서조차 최근 중국 주식은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벤처 붐은 식을 줄을 모른다.
베이징 교외에 자리한 학원가 중관춘에는 1만여개에 달하는 벤처기업이 있다.
벤처 거품이 걷힌 뒤 중국의 창업 붐은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중국 젊은이 중 약 10%가 창업을 하고 있을 정도다.
중관춘에는 도산하는 기업보다 새롭게 탄생하는 기업이 더 많다.
중관춘의 벤처기업들은 결코 좋지 않는 사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사업 제휴와 수익원 다양화를 통해 생존을 건 모험을 하고 있다.
험난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에게는 아주 ‘큰’ 성공이 약속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2005년에 1억명에 이를 전망이며,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휴대전화 시장 규모도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중국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1억3천만명이며, 해마다 2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이다.
1억3천만명이면 총인구의 10%에 불과하다.
이런 증가추세는 당분간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2005년 휴대전화 이용자 수는 3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에서 휴대전화 가격은 최저 1천위안에서 최고 5천위안까지 이른다.
대도시 한 가구의 평균 월 수입인 1천위안을 훨씬 웃돈다.
휴대전화가 이렇게 비싼데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산층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대도시에는 월 수입이 우리돈으로 1천만원이 넘는 대기업 간부와 중소기업 경영자가 수두룩하다.
연 7.5%의 경제성장과 중국인 특유의 자조정신이 맞물려 중국의 중산층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벤처기업들이 겨냥하는 시장은 바로 이런 신부유층이다.
휴대전화용 콘텐츠 분야에선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이미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휴대전화 보급률은 휴대전화를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중산층 비율을 의미한다.
이것은 중국 정보통신 비즈니스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중국이 만약 육성산업을 정보통신 분야로 좁힌다면? 국제경쟁에서 중국의 정보통신산업이 비교우위를 갖게 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중국을 더욱 위협적인 존재로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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