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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유학 보낸다고 다 박세리 되나
[골프] 유학 보낸다고 다 박세리 되나
  • 최정아/ 골프라이터
  • 승인 2002.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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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3살의 나이로 뉴질랜드 오픈에 최연소 선수로 출전한 안재현이 골프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골프를 배우다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3년 전 뉴질랜드로 골프 유학을 떠난 전형적인 유학생 골퍼다.
성공한 유학생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아마추어 시절 여자 타이거 우즈로 각광을 받고 프로로 전향한 박지은이다.
그 역시 10대 때 미국으로 이주해 세계적인 선수로 부상했다.
현재 미국 주니어 선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쌍둥이 자매 송나리, 송아리 선수도 마찬가지 경우다.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지의 지역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쓸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어린 한국인 골퍼들은 이미 현지에서도 더이상 화젯거리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4~5년 전부터 불어닥친 유학 바람이 최근 들어 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니어 골퍼들이 유학을 가는 것은 국내 골프 환경이 척박하기 때문이다.
국내 주니어들이 연중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경우는 톱클래스 일부를 제외하고는 드물다.
성인 골퍼도 부킹하기 어려운 골프장을 주니어들이 쉽게 이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으로 골프 유학으로 눈을 돌리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단기연수뿐 아니라 아예 장기유학을 떠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유학을 간 뒤 세계적으로 성장해 부와 명예를 얻은 한국 출신 골프선수들의 성공사례들이 전해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자녀를 어릴 적부터 골프 환경이 좋은 나라에 보내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열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골프 유학은 과거에는 일부 부유층 자녀에 국한됐지만, 지금은 재능만 보이면 현실적 여건이 따라주지 않더라도 식구들이 미국이나 뉴질랜드로 아예 이주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현지 골프 아카데미의 상당수가 한국인 유학생들로 넘쳐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국내 주니어 골퍼들의 유학 붐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무조건 유학만 간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유학생들이 비자 문제 때문에 한두번쯤 거액의 사기를 당해본 경험이 있고, 현지 적응력이 떨어져 실패하고 돌아오기도 하는 등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골프 유학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미국의 경우는 교육기관 선택이 관건이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아카데미에 등록하는 것이다.
미국에는 골프 유학을 할 수 있는 아카데미들이 산재해 있는데 특히 플로리다에 집중돼 있다.
박세리가 배운 곳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리드베터 아카데미나 아놀드 파머 골프 아카데미, 잭니클라우스 아카데미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아카데미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말이다.
유명 프로골퍼 이름을 내걸고 있는 학교들의 경우도 프로가 직접 레슨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시설도 열악해 현지에 도착한 학부모들의 비난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아카데미를 결정할 때는 유학원의 설명대로 지역적인 것이나 명성만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여건이 된다면 직접 현지를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최근 급증하는 유학 형태의 하나는 이민을 가는 경우이다.
부모가 직접 현지에서 출전하는 모든 대회나 연습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남학생들의 경우에는 현지 기숙사나 홈스테이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여학생의 경우 어머니와 형제들이 따라나서는 사례가 많다.
비용이 적게 들어 주목받고 있는 또다른 형태는 현지 한국인 가정과 연계하는 방법이다.
그곳의 자녀 역시 주니어 골프선수로 활동하고 있다면 비용도 적게 들고 안심하고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체계적인 과정을 밟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정은 비용이 저렴하고 학생 비자 문제가 손쉽게 해결돼 인기를 끌고 있는 호주나 뉴질랜드쪽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 어디에도 골프를 배우면서 중·고등학교를 이수할 수 있는 정규 교육기관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골프를 가르치는 아카데미나 골프장에서 레슨을 받고, 정규교육은 연계돼 있는 학교를 따로 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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