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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취업시장 모처럼 '기지개'
[커리어] 취업시장 모처럼 '기지개'
  • 이민희/ 인크루트 홍보팀장
  • 승인 2002.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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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연초부터 채용계획을 확정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채용계획을 확정지은 기업들의 신규 채용규모도 크게 확대되는 등 채용시장에 낙관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여기에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대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따라 추가로 채용계획을 내놓을 경우 올해 채용시장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훨씬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채용정보 업체 인크루트 www.incruit.com가 매출액 500억원 이상의 32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2년 채용규모 조사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의 32%가 채용계획을 확정했고 이들의 채용규모는 모두 2만3121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대기업 1개사당 평균 230명 정도를 채용하는 셈이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100개사의 채용 패턴을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올해 채용시장이 상당히 호전될 전망이다.
이들 100개사의 지난해 채용규모는 1만6195명으로, 올해는 이에 비해 30% 늘어났다.
게다가 오는 3월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인 삼성, LG, SK, 현대차, 포철 등도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신규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혀 올해 취업기상도를 더욱 밝게 하고 있다.
기업들이 채용 이유로 자연퇴사자 충원(76개사)과 정기채용(53개사), 직급간 불균형(13개사), 조직활성화(14개사)와 같은 불가항력적 요인보다 우수인재 확보(69개사)와 신규사업(69개사), 연구개발 인력 확보(57개사), 중장기적 인력운용 계획에 따른 채용(54개사), 지속적인 사세 확장을 대비한 인원 충원(19개사) 등을 우선으로 꼽은 것도 눈에 띈다.
▶유통·택배·교육·금융·IT ‘채용 는다’ 올해는 특히 유통과 정보기술(IT)쪽에서 채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점포 확장경쟁이 불붙고 있는 유통·택배 부문이 가장 많은 신규인력을 채용해 전체 채용의 60%를 차지하는 1만4257명의 인력 채용이 예상되고 있다.
IT 경기가 조금씩 살아남에 따라 정보통신·전기전자 부문의 채용도 늘어나 정보통신 부문이 지난해(667명)보다 55% 늘어난 1034명, 전기전자 부문이 36% 증가한 1023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며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금융 부문도 수년 만에 채용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보다 48% 늘어난 412명의 채용계획이 확정됐다.
또 학습지와 유아교육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교육 부문도 지난해에 비해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 지난해 306명에서 올해 1747명으로 채용규모가 471%나 늘어났다.
반면 일반 제조업은 지난해에 비해 채용인원이 45% 감소했으며 제약, 석유화학, 기계·조선, 식·음료 외식업 등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든 규모의 채용계획을 내놓았다.
특이한 점은 인력파견 업체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탭솔루션, 선정인터내셔날 등 2개 업체의 채용인원이 지난해(650명)에 비해 168% 늘어난 1745명에 이르고 있다.
취업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면서 인력파견 업체의 신규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졸 신입 채용 활발 지난해 채용규모를 보면 국내 대기업은 사원을 채용할 때 4명 중 3명은 신입직을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직은 상·하반기 각각 5899명과 5375명, 총 1만1274명을 채용해, 전체 채용인원의 76.1%를 차지했다.
반면 경력직은 3537명을 채용해 23.9%의 채용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한 98개사의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상반기 5899명과 하반기 5375 등 1만1274명, 경력직은 상반기 1597명과 하반기 1940명 등 3537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업종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융업과 석유화학은 경력직을 선호하며, 유통택배와 식음료외식업은 ‘젊은피’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업의 채용계획은 올해 전체 1402명으로 신입직 677명인 데 비해 경력직은 725명으로 경력직 채용이 많았다.
금융취업의 첫단추는 ‘경력’인 셈이다.
또한 석유화학도 채용 예정인원 176명 중 경력직이 71명이나 돼 경력직 평균 채용비율인 23.9%보다 높은 40.3%를 기록했다.
반면 유통택배업은 올해 전체 채용 예정인원 4953명 중 신입직만 4338명을 채용할 계획이어서, 신입직 비중이 87.6%를 기록했다.
반면 대졸 경력직 채용 예정인원은 615명에 불과했다.
식음료외식업의 경우에도 신입직 85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경력직은 매니저급으로 10명만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조선·기계·자동차도 신입직 162명을 채용하는 데 비해 경력직은 25명(13.4%) 채용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비정규직이 정규직 앞지른다 최근 대기업들은 성과에 따라 고용기간과 임금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계약직과 파견직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경향은 올해 더욱 두드러져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비정규직 채용선호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정규직 채용은 3747명인 데 비해 비정규직은 3568명을 채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정규직이 정규직을 앞질렀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과 유통택배, 교육, 레저 업종에서 비정규직 채용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의 경우 비정규직은 786명으로 56.1%를 차지한 반면 정규직은 616명으로 43.9%를 채용할 예정인 데 그쳤다.
특히 금융업 경력직의 경우 정규직은 143명을 채용할 예정이지만 비정규직은 약 4배 높은 582명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택배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비정규직(2497명) 채용규모가 정규직(2426명)을 앞섰다.
또한 학습지 교사 등을 주로 채용하는 교육업종도 비정규직(605명)이 정규직(535명)을 앞질렀으며, 레저업종은 계절적 요인 때문에 정규직 채용은 58명인 데 비해 비정규직은 2배 수준인 105명의 채용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조선·기계·자동차와 석유화학, 방송·언론·출판, 건설·토목·제조업종은 정규직 채용비율이 전체 채용규모의 8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정보통신 47개사는 1034명의 채용계획을 확정했는데 정규직은 699명, 비정규직 435명으로 정규직 대 비정규직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
전기전자 40개사는 상·하반기 정규직이 533명으로 52.1%를 차지해 비정규직 490명보다 많았다.
▶경력직은 대부분 비정규직> 신입직의 경우는 정규직 대 비정규직 취업비율이 6 대 4인 데 비해 경력직은 4 대 6인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들은 경력직 채용시 계약직이나 파견직 등의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직은 상·하반기 전체 채용인원 1만1274명 가운데 정규직이 6767명으로 60%를 차지했으며, 비정규직 채용 비중은 40%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하면 비정규직 채용이 크게 늘어나는 셈이어서, 전체적인 신입직 채용규모가 늘어났어도 고용의 질은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력직은 상·하반기 전체 채용인원 3537명 중 1380명(39%)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경력직의 경우는 2157명을 채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경력직의 비정규직 채용이 무려 61%를 차지했다.
올해 전체 대기업 채용규모 중에서 40% 이상을 비정규직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채용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도 반갑게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국내 대기업들은 지난 1998년 이후 사업계획을 먼저 세우고, 인력을 보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경기에 비해 채용이 뒤처져서 간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고비용 인력구조를 유지하기에는 경상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슬림화’라는 이름으로 소수정예화를 거듭하고 있다.
소수정예의 정규직 사원이 직급에 상관없이 PM(프로젝트매니저)이 되면, 팀원은 계약직이나 파견직을 선호한다.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비정규직 채용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안 풀려도 올해는 뽑는다

대기업들은 올해 경기회복 여부가 채용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약간의 영향을 주거나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 채용규모가 경기의 등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극심한 불황으로 하반기 채용규모가 상반기보다 더 적었는데, 올해는 경기가 악화되더라도 소폭 줄이거나 변동이 없을 거라고 이야기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같은 현상은 기업들이 올해 경기가 계속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이미 지난해부터 ‘극한경영전략’을 세우고 이를 채용계획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기회복이 올해 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약간의 영향을 준다’(164개사·51.3%)거나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72개사·22.5%)고 답한 경우가 많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답변한 기업이 전체 조사대상의 73.8%를 차지했다.
반면 ‘많은 영향을 준다’는 기업은 전체의 26%에 그쳤다.
따라서 예년처럼 경기에 따라 채용규모가 춤추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경기회복이 가시화할 경우 오히려 연초 계획보다 채용이 조금 늘어나는 상황이 될 것 같다.
기업들은 올해 경기회복이 가시화된다면 채용계획을 ‘다소 늘린다’(161개사·50.3%)거나 ‘변동없다’(144개사·45.0%)고 대답해, 전체적으로 계획보다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기업이 전체 응답의 95.3%을 차지했다.
반면 경기회복시 ‘많이 늘린다’는 기업은 15개사로 4.7%에 불과했다.
경기악화가 지속되더라도 채용계획이 ‘변동없다’는 응답이 152개사로 47.5%를 차지했으며, ‘소폭 줄인다’는 응답이 145개사로 45.3%를 기록했다.
반면 불경기가 지속될 때 애초 채용계획을 ‘대폭 줄인다’는 수정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은 23개사로 7.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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