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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임대주택업 햇빛 속으로
[부동산] 임대주택업 햇빛 속으로
  • 김병욱/ 알투코리아 투자자문
  • 승인 2002.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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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월세 전환 늘면서 수요 기반 넓어져… 자본력 갖춘 기업 속속 참여 지난해부터 부동산시장에 한가지 눈에 띄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매매차익만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장기간 임대를 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태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로 임대하던 아파트들이 월세로 바뀌고 있고, 그동안 미분양이던 아파트를 사서 월세로 임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주택임대료가 계속하여 오르는 상황이니 임대사업을 꿈꾸던 사람들은 기회를 만났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부동산 사업의 잉태를 예감하게 한다.
임대전문 주택사업이 그것이다.
월세 중심의 임대전문 주택사업은 서구에선 이미 대중화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리츠제도의 도입과 함께 관심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분양사업에 주력하던 일부 건설업체들은 이미 임대사업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서구형 민간 임대주택 사업이 가능할까? 민간임대 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요가 있기는 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민간 임대주택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
차가 가구의 40% 정도가 살고 있는 전월세 형태의 모든 주택이 넓은 의미로 임대주택에 포함된다.
게다가 주요 선진국들은 총 주택재고 중 임대주택 비중이 20% 수준에 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3%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우리나라 임대주택 수요 기반은 넓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민간 임대주택 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건 주택가격 급등 때문이었다.
주택가격이 급속히 오르고 이로 인한 자본이득이 큰 시장에서는 자가, 차가 여부는 지불능력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주택 규모와 관계없이 소형 평형의 아파트라도 보유해야 앞으로 좀더 큰 평형의 아파트로 이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따라서 자가보유의 욕구는 클 수밖에 없었다.
주택에 대한 임차수요가 큼에도 불구하고 임대차계약 형태가 전세에 편중됐던 점은 민간 임대주택 시장 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다.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총 임차가구의 60% 이상이 전세 형태로 주택을 임차하고 있다.
이러한 전세방식은 주택관련 금융이 발달하지 못하고 주택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던 상황에서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에게 유리한 방식이었기 때문에 선호되었다.
기존의 임대주택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 임대사업 중심이었던 탓에 소비자들은 임대주택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임대주택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았다.
현재 민간건설업체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공성이 강하며, 임대료 와 보증금에 대한 규제로 수요층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비제도권의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은 자주 거주를 이동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수익창출 가능성 충분 그러나 최근엔 주거 선호가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면서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이 주택점유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더구나 금리의 하향 안정과 주택관련 금융의 발달은 소비자들이 주택 구입을 위한 기초자금을 마련하기보다는 소비행위 선택을 통해 가구의 효용을 극대화하도록 만들고 있다.
주택 소유자들 역시 전세물건을 월세로 전환하길 바라고 있다.
주택은행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택시장의 임대차 계약에서 보증부 월세 계약 비중은 급속하게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증부 월세 계약의 비중은 2000년 10월 조사에서 29.7%이던 것이 2001년에는 41.8%까지 상승했다.
실수요 중심의 주택수요, 저금리 지속, 주택관련 금융의 발달은 그동안 비공식 시장에 머물던 민간 임대주택 시장을 공식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주고 있다.
특히 개인 매입 임대업자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고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이 진출함으로써 서구형 임대주택 시장의 가능성이 더욱 밝아지고 있다.
과거 주택을 지어서 팔기만 하던 건설업체들이 시장 축소와 경기 변동에 민감한 분양사업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임대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재건축사업 수주가 많았던 삼성은 최근 중장기적 목표로 향후 수익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임대주택 사업 진출을 기획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이 문제다.
과연 민간이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일까? 아직까지 임대주택 사업은 단독가구를 중심으로 한 주거용 오피스텔 같은 틈새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일단 수익창출의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구형 임대주택이 우리 주택시장에 등장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자본력을 갖추고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있는 대기업들의 임대주택 사업 진출이 그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기업형 임대사업자의 출현은 전세가에 비해 절반 수준의 보증금으로 지불하고 월세를 지불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서구 선진국처럼 월세를 중심으로 지불하는 형태를 임대주택 시장의 주류로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득의 일부를 지불하면서 안정적 주거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주거문화가 탄생하는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신도시 아파트값 ‘들썩’

분당 효자 삼환단지 급상승세… 심리적 요인 커 지속적 상승 어려울 듯 또 한번 아파트 시장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정부는 2월4일 서울 전역과 수도권까지 부동산 세무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2001년 12차 동시분양의 청약경쟁률이 43 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과열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청약증거금 제도’ 같은 개선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1월8일 정부는 강남권을 투기과열 지역으로 지정하고 기준시가를 수시고시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집값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사실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정부가 우려하는 게 당연할 만큼 급상승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전역에서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매매가 10% 이상, 전세가 20% 이상 올랐다.
지난 1월 한달만 봐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3.95%, 신도시 4.06%, 수도권 2.6%를 기록했다.
그중 분당지역 아파트는 1월 한달 동안 5.4%가 올라 서울과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가격상승률을 기록했다.
분당에서도 가장 값이 높아진 아파트는 효자 삼환단지였다.
효자 삼환단지는 총 632가구, 14개동이 18평형에서 69평형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중 38평형의 매맷값은 2월초를 기준으로 2억7천만~3억4천만원으로 평균 3억500만원까지 올랐다.
1월말 매맷값이 2억5750만원이었으니, 평균 18% 가량 오른 금액이다.
32평형 역시 지난해 말 2억3천만원이었던 것이 2월초에 2억8천만원으로 5천만원 가량 상승했다.
분당지역 평균상승률의 세배가 넘는 상승률이다.
물론 이 단지의 생활여건이 좋은 편이긴 하다.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대형 마트, 백화점, 공원 등 생활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졌고 서울 강남권과 인접해 강남권 출퇴근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러나 대중교통수단은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이 도보 15분 거리로 역세권이라고 하기엔 다소 먼 감이 있다.
게다가 입주는 1993년 3월에 시작됐다.
입주한 지 10년 정도 지난 오래된 아파트이고, 지하철역도 다소 먼 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르는 요인은 무엇일까? 먼저 서울, 수도권의 전반적인 아파트 시장 현황을 살펴보자. 지난해 2001년 매맷값 상승률은 서울 13.3%, 신도시 9.2%, 수도권 12.4%로 신도시 가격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서울과 수도권보다 낮았다.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던 이유는 서울, 수도권 가격상승을 주도한 아파트가 대부분 재건축 아파트와 신규 입주 아파트라는 데 있다.
신도시는 이미 입주한 지 7~8년 이상 경과한 단지들로 재건축 투자 수요도, 입주에 따른 가격 상승도 작용하지 않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가격상승 폭이 적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불고 있는 가격상승 바람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매맷값, 전셋값의 상승과 전세의 월세 전환으로서민들의 심리가 불안해진 것이다.
세입자들이 대출을 받아서라도 내집을 마련하자고 나서면서 아파트 실수요자는 급증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중소형 평형의 수급 불균형이다.
올해 들어 서울의 입주물량은 지난해보다 1만가구 가량 줄어들고, 중소형 아파트 공급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40% 가량 급감할 예정이다.
따라서 현재 가격상승의 요인은 공급물량 특히 중소형 평형의 공급물량 부족, 세입자의 내집 마련 수요 탓으로 볼 수 있다.
그럼 다시 효자 삼환 단지로 돌아와보자. 효자 삼환아파트는 분당 서현동 301번지에 자리잡고 있다.
서현동은 시범단지와 효자촌로 구성되어 있다.
시범단지는 중앙공원 조망이 가능하고, 지하철역 도보 10분 이내의 역세권 단지로 효자마을보다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다소 높게 형성되어 있다.
물론 시범단지나 파크타운보다 조용한 효자촌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매맷값이 다소 낮았다.
인근 시범 현대의 지난해말 시세는 33평형이 2억4천만원, 39평형이 2억8500만원으로 효자 삼환보다 1천만~3천만원 가량의 가격 차이가 있었다.
이것이 최근 가격상승과 매물부족으로 인근의 효자마을까지 확산되면서 효자 삼환의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중소형 평형 비율이 70% 정도 차지하고 있어 중소형 평형의 공급물량 비중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매맷값이 호가 중심으로 오를 만큼 올라 있고 여기에 정부도 여러가지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도 가격이 급상승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심리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어 내릴 때 낙폭도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오른다고 해서 무리해서 투자한다면 낭패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혜현/ 부동산114 과장 hhkim70@r11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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