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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투자칼럼] IMF 지원 받아야 주가 오른다?
[김영익의투자칼럼] IMF 지원 받아야 주가 오른다?
  •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
  • 승인 200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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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세계 주식시장에 주목할 만한 현상 하나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로지역 등 선진국 주가가 떨어지는 동안에도 신흥시장의 주가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작성하는 세계 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2월18일까지 4%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신흥시장의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특히 태국과 인도네시아 주가는 각각 25%와 19%, 우리 주가는 14%가 올랐다.
이 세 나라의 공통점은 1997년 하반기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세 나라의 주가상승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주가(KOSPI)만 봐도 최근 790포인트선까지 올라 동남아에서 외환위기가 시작된 97년 7월초의 758보다 높아졌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싸다.
그동안 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888원에서 1316원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97년 7월의 주가를 100이라 했을 때 현재의 주가는 70 수준으로, 30%나 낮다.
이 기준으로 보면 현재 태국과 인도네시아 주가는 각각 45와 15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낮다.
최근 메릴린치가 세계 주요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2월 조사에서 펀드매니저들 가운데 37%가 신흥시장의 주가가 저평가되었다고 대답했다.
반면에 주가가 고평가된 지역으로는 펀드매니저의 67%가 미국을 꼽았다.
이런 인식 덕분에 올해 들어 미국의 주가가 떨어져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시장의 주가는 오를 수 있었다.
이 세 나라는 구조개혁의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은 IMF에 의해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이 세 나라들은 지난해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4룡 중 3룡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동안에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가 태국과 인도네시아보다도 구조조정을 더 잘했다고 높게 평가한다.
우리 경제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고 환율과 금리 등 경제변수도 안정되고 있다.
미시적으로 봐도 부실덩어리이던 은행과 기업이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경제 주체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태국 주가는 앞으로 세계 주가가 떨어질 때엔 상대적으로 적게 떨어지고 오를 때엔 더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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