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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월드컵 스포츠마케팅
[비즈니스] 월드컵 스포츠마케팅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2.03.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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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효과적인 활용 전략찾기 비상… “KTF가 가장 잘하고 있다” 네티즌 평가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의 진정한 승자는? 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마지막에 활짝 웃을 수 있었던 챔피언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아마 코카콜라와 비자카드일 가능성이 무척 높다.
암스테르담 올림픽 기간 동안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기 도중 지친 몸에 활력을 북돋기 위해 코카콜라를 연거푸 들이마시는 모습은 한순간에 전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렸기 때문이다.
이 대회를 계기로 일시에 세계적인 음료브랜드 자리를 꿰찬 코카콜라의 위력은 놀라웠다.
실제로 52년 헬싱키 올림픽 기간 중에는 이미 이 음료의 맛에 길들여진 각국 선수들을 위해 30만개 이상의 캔이 긴급 공수되기도 했다.
한편 88년 서울 올림픽의 공식 스폰서를 맡으며 독점적 권리를 행사했던 비자카드는 대회기간을 전후해 매출액을 순식간에 20% 이상 늘렸다.
올림픽 조직위로부터 공식 스폰서 자격을 따낸 덕을 훗날 톡톡히 본 것이다.
최대의 스포츠 마케팅 전쟁 지구촌 최대의 이벤트라는 월드컵이 두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벌이는 마케팅 전쟁도 덩달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2002 한일 월드컵 TV 시청인구는 전세계적으로 연인원 60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간 스포츠 마케팅이 기업의 매출 증대에 크게 보탬을 준 사례가 나날이 늘어나면서 올림픽,월드컵과 같은 빅 이벤트는 스포츠 마케팅에 사활을 건 기업들의 치열한 싸움터로 바뀐 지 이미 오래다.
현재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마케팅 전쟁에 뛰어든 업체들은 크게 ‘공식 파트너’와 ‘공식 공급업체’, 그리고 ‘공식 상품화사업권자’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공식 파트너와 공식 상품화사업권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직접 선정하지만, 공식 공급업체의 선정은 양국 조직위가 담당한다.
공식 파트너 자격을 따내기 위해 기업들이 지불하는 후원금은 엄청나다.
공식 파트너가 될 경우, 경기장내 입간판 및 입장권 광고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관례상 정확한 계약금 규모가 밝혀지지는 않지만, 최소 500억원이 넘는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2002 월드컵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15개 업체 가운데 국내기업은 현대자동차와 KT/KTF가 있다.
또한 코카콜라, 아디다스, 후지필름, JVC, 맥도날드, 야후 등 세계 톱 브랜드의 기업들이 공식 파트너 자격으로 마케팅 전쟁에 합류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롯데호텔, 대한항공, 금강고려화학, 국민은행, 현대화재해상보험, 포스코 등 6개 국내업체 역시 한국 월드컵조직위와 별도의 공식 공급업체 계약을 체결하고 일전을 벼르고 있는 중이다.
이들에게는 월드컵 공식마크와 공식명칭을 제품광고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공식 상품화 사업권자는 마스코트 등을 부착한 상품 판매권을 획득한다.
이들 다양한 형태의 후원기업들이 벌이는 월드컵 마케팅 전쟁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는 무차별적인 ‘광고전’이 꼽힌다.
아무래도 단순한 이벤트나 후원사업보다는 직접적으로 시청자들의 안방을 파고드는 전략이 쉽게 먹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 눈에 가장 효과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비친 업체는 어디일까? 최근 국내 유일의 브랜드 전문조사 사이트인 브랜드스톡이 온라인상에서 총 2454명을 대상으로 벌인 한일 월드컵 마케팅 리서치 결과를 발표해 흥미를 끌고 있다.
이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한일 월드컵 공식 이동통신 사업체로 선정된 국내업체 KTF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KTF는 이번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오는 2005년까지 세계 10위 이내 이동통신 사업자로의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일찍부터 사내 기획조정실 산하에 월드컵 사업팀을 꾸리고 있는 중이다.
월드컵 사업팀의 김동광 차장은 리서치 결과에 대해 “후원과 응원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파고 든 게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KTF는 자사의 브랜드에서 착안한 “Korea Team Fighting!”이라는 독특한 전국민 캠페인 슬로건을 개발해 기업이미지 광고를 대대적으로 퍼붓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월드컵이라는 국가적 행사에 대한 전 국민의 성원과 자사의 브랜드 KTF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전략이 큰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KTF는 ‘Korea Team Fighting’을 주제로 한 응원가 제작, 월드컵 스타를 활용한 스타 마케팅 등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 및 16강 진출이라는 염원을 마케팅 전략으로 끌어들이는 데 크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이번 월드컵을 자사의 IT분야 기술력을 전세계에 과시할 좋은 기회로 삼고 있는 KTF는 GSM-CDMA간 국제 로밍서비스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서비스는 GSM 방식이 통용되는 해외 지역에서 이동전화를 이용중인 외국인이 국내를 방문할 경우, 본국에서 사용하던 이동전화번호로 착발신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KTF는 세계 이동전화 가입자의 80% 이상이 GSM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서비스를 통해 자사의 앞선 통신기술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한항공, 포스코 등 로컬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포스코 홍보기획팀의 문수지씨는 “소비재 관련기업이 일반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데 유리한 데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며 “월드컵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시점이 되면 마케팅 효과가 빛을 더욱 발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포스코는 자사의 월드컵 관련 사이트를 게임사이트로 운영하면서 월드컵 열기를 서서히 북돋고 있는 중이다.
한국팀 성적이 최대 변수 물론 다른 업체들이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월드컵 마케팅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들 일반 업체들은 끊임없이 자사의 이미지를 월드컵과 연관짓는 이른바 ‘위장 마케팅’(ambush marketing)을 통해 월드컵 특수를 누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팀과 이벤트팀을 통해 월드컵 홍보시장에 뛰어든 금강기획은 좋은 예이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월드컵 조직위, 각 개최도시 및 월드컵 공식후원사 등 월드컵 관련단체들의 홍보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 금강기획은 이번 한일 월드컵이 세계적인 광고기획사로 탈바꿈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보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과연 여러 업체들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성과를 안겨다 줄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팀의 성적이 월드컵 마케팅의 효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조사를 담당했던 브랜드스톡 리서치팀의 왕윤호 팀장은 “월드컵 개막일까지 앞으로 여러차례 반복해서 마케팅 효과에 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월드컵이 끝난 시점에도 동일한 조사를 실시하여 과연 2002년 한일 월드컵 마케팅의 최종 성과는 어떠한지에 관한 종합적인 결과물을 제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과연 어떤 기업이 전세계 시청자들 가슴 속에 자사의 이미지를 뚜렷하게 심어줄 수 있을지 결전의 날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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