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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코스닥에는 깡통이 74개
[직업] 코스닥에는 깡통이 74개
  • 이정환
  • 승인 2000.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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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을 밑돌아 스톡옵션의 효과를 상실한, 이른바 '깡통 스톡옵션'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정보통신 관련 업종이 대거 포진한 코스닥 시장에서는 전체 발행 물량의 절반 가량이 ‘깡통 소리’를 내고 있다.
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5월28일 현재 스톡옵션을 부여한 113개 코스닥 등록기업(중복 포함) 가운데 56개 기업의 주가가 행사가격 이하에 머물러 있다.
깡통 스톡옵션의 대표 사례는 새롬기술이다.
한때 40만원(액면가 500원)을 넘어서면서 코스닥의 황제주로 군림했던 새롬기술의 5월18일 현재가는 고점 대비 95% 이상 폭락한 1만9850원이다.
지난 2월 10만800원에 부여받은 스톡옵션은 불과 몇개월만에 화려한 장밋빛을 잃었다.
스톡옵션을 받은 이들이 만족할 만한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배 이상 주가가 뛰어올라야 한다.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부여됐던 스톡옵션은 대부분 새롬기술의 경우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5월26일 현재 다음커뮤니케이션이나 한국통신하이텔, 하나로통신, 한글과컴퓨터 등의 주가는 행사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 장세가 전제되지 않는 한 턱없이 높게 책정된 스톡옵션은 결국 ‘빛 좋은 개살구’ 신세로 떨어진 것이다.
스톡옵션은 이제 더 이상 ‘대박’을 보장하지 않는다.
무너진 스톡옵션의 위상은 선발업체인 한국디지탈라인의 경우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던 한국디지탈라인은 최근 행사기간이 도래한 직원 8명에게 자사주 7500주를 지급했다.
3년 전에 부여했던 행사가격은 불과 650원. 지난 3월13일 한국디지탈라인의 종가가 3만55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시세차익은 50배를 훌쩍 넘어선다.
그러나 한국디지탈라인의 창립멤버 30명 가운데 실제로 3년을 기다려 대박을 잡은 직원은 8명에 불과했다.
한국디지탈라인처럼 신생업체의 경우, 그리고 시장의 흐름이 운좋게 맞아 떨어진 경우에는 스톡옵션을 통해 대박을 잡는 일이 그나마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한국디지탈라인은 최근 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확대 시행했다.
3월17일 노명호 이사 외 118명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액면가의 68배에 이르는 3만4000원. 그러나 그 뒤로 한국디지탈라인의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5월22일 현재 1만3200원까지 떨어졌다.
이 회사의 스톡옵션이 과거처럼 50배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3년 내에 주가가 120만원까지 100배 가까이 뛰어 올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회사의 경우 무선인터넷 분야의 높은 수익성을 감안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계 증권사인 쟈딘플레밍은 최근 한국디지탈라인의 적정주가를 7300원에서 2만8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4배에 가까운 평가절상이었지만 아직도 스톡옵션 행사가격에는 터무니없이 모자란다.
2세대 스톡옵션의 실상은 대개 한국디지탈라인의 경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디지탈라인과 같은 ‘중견’ 벤처기업의 스톡옵션은 더 이상 큰 매력을 갖지 못한다.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른 데다 성장성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은 이제 한층 심화된 경쟁과 더욱 막강해진 진입장벽, 불확실한 성장성을 감수하는 데 따른 ‘조건부 위험수당’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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