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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투자칼럼] 금리와 주가의 ‘불안한 동행’
[김영익의투자칼럼] 금리와 주가의 ‘불안한 동행’
  •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
  • 승인 200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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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와 주가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1999년 이후 우리 증권시장에서는 오히려 주가와 금리(채권수익률)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보통 금리가 하락하면 주가는 상승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금리가 떨어지면 금융비용이 줄어들어 기업의 수익이 증가한다.
또한 금리 하락은 소비와 투자 증가로 경기를 회복시키고, 이는 기업의 매출 증대와 더불어 이익을 늘리게 한다.
주가 결정식에서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더 분명해진다.
이론적으로 주가는 배당금을 적절한 할인율로 나눈 현재가치와 같게 된다.
즉 ‘주가=배당금/(이자율-기업수익 증가율+리스크프리미엄)’이다.
여기서 할인율의 대용변수(proxy variable)로 채권수익률을 사용하기 때문에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 주가는 오르게 된다.
그러나 최근 우리 증권시장에서는 이런 일반론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99년부터 최근까지 종합주가지수와 국고채수익률(3년) 사이의 상관계수가 0.72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90년대 들어 거품이 붕괴되고 10년에 걸쳐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두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경제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을 때 주가와 금리 사이에 정(正)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투자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주식보다는 투자 위험이 낮은 채권(주로 국공채)을 사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주가와 금리가 같이 하락한다.
다음으로 실물경제가 위축될 때도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주가 결정식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금리 하락폭보다 기업수익 증가율의 하락폭이 더 크다면 금리가 떨어져도 주가가 떨어질 수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2000년에는 경기 위축으로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로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가 오르는 폭보다는 기업수익 증가율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주가와 금리가 같이 오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거의 10년에 걸쳐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나타났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 금리가 오르고 주가도 상승했다.
그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금리가 떨어지고 주가도 하락했다.
이런 현상은 실물과 금융 부문의 동시불황, 즉 복합불황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금리가 올라야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장기적으로 금리와 주가가 정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움직이게 될 것인가인데,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003년 이후에는 우리 경제가 안정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리는 안정되고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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