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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투자칼럼] 외국인·국내기관 바톤 터치?
[김영익의 투자칼럼] 외국인·국내기관 바톤 터치?
  •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
  • 승인 2002.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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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순 이후 주식시장에서 아주 생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주식을 계속 사들였던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지난 3년 동안 매도 주체였던 국내 기관들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주가는 계속 오른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경제 위기가 있었던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외국인들은 우리 주식을 25조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국내 기관들은 17조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같은 양상이 올해 1월초까지 지속됐다.
그러나 1월8일에서 3월14일까지 외국인들이 1조3천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국내기관들은 1조1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파는 이유는 세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는 이익 실현일 것이다.
올해 들어 우리 주가는 태국과 함께 세계 주요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둘째 이유는 엔화 약세에서 찾을 수 있다.
엔화가 약세로 가면 원화 가치도 하락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외국인들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거나 주식 매수를 늦추게 된다.
셋째로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도 외국인 매도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주로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들은 당분간 우리 주식을 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국내 기관들은 앞으로 주식을 꾸준히 사들일 것이다.
국내 기관들이 보유한 주식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국내 금융기관은 구조조정을 했고, 이 과정을 거치면서 기관들은 위험이 높은 주식을 사기를 꺼리게 됐다.
더군다나 대우 사태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기관들은 주식을 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금융기관의 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9월말에는 4.3%에 이르렀다.
이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저금리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주식 매수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더 근본적 이유는 시중자금 유입에 있다.
경기회복과 더불어 주가 상승이 기대되면서 시중 자금은 주식 관련 상품으로 들어오고 있다.
투신사의 주식형 자금만 해도 2월에 4200억원이 들어왔고 3월 들어서도 그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기금도 주식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국내 기관들의 주식 매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인들은 이미 시가총액의 36%를 차지할 만큼 우리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순매수를 크게 늘릴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주식 매입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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