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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보고서] 주가상승 타고 되살아나는 대만 경제
[노무라보고서] 주가상승 타고 되살아나는 대만 경제
  • 오태헌/노무라연구소 서울지점
  • 승인 2002.04.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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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이후 대만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전자산업이 회복되고 총선거에서 여당인 민진당이 승리하면서 이에 영향을 받아 주가도 올라가고 있다.
한편 대만 수출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경기가 2001년 4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라 대만 역시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항목별로는 수출과 민간소비의 예측수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대만 경제는 2001년 -2.5%, 2002년 1.8%, 2003년 3.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실업률이 5%를 넘는 등 내수시장의 악조건이 제거되지 않았는데도 대만 정부가 민간소비 예측을 높인 건 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의 심리 변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만에서 주가 상승은 실물경제에 플러스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또 한편으로 주가 상승은 자산 가치를 높여 일반인의 지출을 확대시킨다.
주가 상승으로 거래액이 증가해 증권사들의 거래 수수료가 많아져 금융업 GDP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크다.
주가 상승은 수요, 생산 양쪽으로 효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주식시장이 상승한 달에는 거래액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대만에서도 2001년말부터 2002년 초에 걸친 주가회복 국면에 이러한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2001년 10월부터 2002년 1월에 걸쳐 월 평균 주가가 51.7% 상승함에 따라 거래액이 9867억대만달러(NT$)에서 2001년 1월에 3조3368억대만달러로 3.4배나 증가했다.
통상 대만 GDP 구성에서 주식거래 수수료는 GDP의 0.5% 정도를 차지하는데, 2001년에는 주식시장이 오르지 않아 거래 수수료 비중이 0.3% 정도 떨어졌다.
이 때문에 현재의 주식시황 활황이 2002년 내내 유지되지 않는다 해도 주식거래액이 2000년 수준까지만 회복한다면 주식거래 수수료만으로 GDP가 0.2% 상승하는 셈이 된다.
주식거래에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추가가치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이 GDP 상승에 기여하는 정도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가가 반전한 2001년 11월에는 거의 1년 만에 소매 매출액이 2000년 같은 기간 대비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2002년 초부터 발매된 신형 복권(公益彩券)도 경제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이 복권의 지난해 매출은 750억대만달러로, GDP의 0.8%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복권 판매액 가운데 10%은 수수료, 나머지 30%는 정부에 배분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복권 구입에 따른 다른 소비 지출의 감소를 고려한다 해도 이 신형 복권은 GDP를 0.1~0.2% 끌어올릴 수 있다.
한편 지난해 입법원 선거에서 대승해 천수이볜 총통의 통치 기반을 다진 여당 민진당은 올해 새 내각을 구성하고 경제 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 내각은 경제문제와 맞붙기 이전에 야당과 정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2월1일 치러진 입법원 선거에서 원장은 국민당의 왕진핑 현 입법원장이 재선출됐고, 부원장도 국민당의 장빙쿤 의원이 선출돼, 의회를 야당이 장악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2002년도 예산에는 지출 삭감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어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다.
대만 국회와 행정원의 대립관계는 여전히 이어질 태세이다.
따라서 새 내각이 과연 경제를 조기에 회복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여야간 정책 협조가 어느 정도 실현되는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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