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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주가지수 1000p, 조급증은 금물
[초점] 주가지수 1000p, 조급증은 금물
  • 백우진 기자
  • 승인 2002.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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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 1000은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시기가 문제일 뿐, 거기에 도달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경기 호조세가 눈에 보이고 국가신용등급이 두단계나 뛰어오르는 등 여건은 무르익었다.
실제 주가도 외국인의 차익실현 움직임에도 계단식 상승을 거듭하며 900대에 베이스캠프를 쳤다.
하지만 선뜻 나서서 매물을 뚫고 1000을 치받겠다는 적극적인 매수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내수주는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수출주가 수출감소세 둔화와 반도체값 급반등세를 타고 내수주로부터 상승 바통을 넘겨받았지만 멈칫거리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한발 빼고 있다는 게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4월3일 40만4천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외국인의 대량 매물을 맞으며 40만원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외국인은 우선주를 포함해 4일 1600억원, 5일엔 2500억원을 처분했다.
거래소시장 전체로도 외국인은 1000 이후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2월18일부터 4월4일까지 7주 연속해 모두 2조3500여억원을 순매도했다.


뉴욕 증시가 1분기 실적 경고에 덜미를 잡혔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으로 중동지역 위기가 고조되면서 원유가가 급등하는 등 해외 상황도 뒤숭숭하다.
물가상승 압력이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리라는 전망도 구체화하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앞으로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파르게 오르던 D램 반도체값도 반락했다.


이에 따라 증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양봉이 나타난 만큼 주가가 조정받을 때도 됐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4월에는 호재가 드물다”고 말한다.
고원종 SG증권 상무는 “외국인은 내수 주도에 따른 주가 상승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수출이 회복된다는 신호가 강력하게 나오기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6월 연속 양봉을 기록한 기세가 꺾였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이 더 많다.
큰 폭으로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일 뿐이라는 것이다.
해외 리스크는 우려할 만한 정도가 아니며, 삼성전자가 1분기 수익을 내놓는 4월19일까지는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가 ‘이익 없는 회복 과정’에 있기 때문에 더 두고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경제지표는 계속 청신호를 깜박이고 있다.
실적 저조 경고가 이미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에 실제 1분기 수익 발표는 악재로서의 파급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주요 기업은 4월5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어닝 시즌에 돌입한다.
특히 뉴욕 증시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99년 5~7월 시장 흐름과 비슷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이 대거 팔고 있지만 투신이 중립 또는 소폭 매수 우위를 유지하는데다 개인 참여가 늘어 긍정적이다”고 분석한다.
당시에도 기관이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면서 주가 상승을 일궈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지수관련 대형주와 수출관련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때”라고 분석한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도 “외국인의 차익매물은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대기자금에 의해 효과적인 시장참여 기회로 활용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매도를 부담스러워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엘리어트 파동 분석을 통해, “종합지수가 1~2주 안에 1000을 시도할 것”이라며 “추가 상승을 고려한 우량주 중심의 매수&보유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당분간 주가는 900대를 다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매수세가 금융 등 중소형 우량주로 확산되는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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