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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약 저약 필요없이 한알로 ok
[건강] 이약 저약 필요없이 한알로 ok
  • 여에스더/ 에스더 가정의학과
  • 승인 2002.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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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가는 약봉투를 보면서 나이를 실감한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심부전과 신장질환, 뇌졸중 등 다른 심각한 합병증까지 대비해야 하므로 하루에 먹어야 하는 약 종류가 보통 6가지 이상이다.
특히 당뇨 등 성인병을 앓는 중년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는 단순히 불편한 차원을 넘어 치료에 대한 의지를 실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약회사들이 약제의 효능 연구에 골몰하는 과정에서 한가지 약제로 다양한 병증에 효과가 있는 ‘멀티 약제’를 속속 선보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멀티액션드러그(Multi-action drug)라 이름 붙인 이 약제들은 여러가지 합병증을 앓는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장기 복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 약제로 우선 아스피린을 들 수 있다.
매년 전세계에서 600억알 이상이 소비되는 진통제의 대명사인 아스피린은 페니실린, 스테로이드와 함께 인류가 발견한 3대 명약으로 꼽힌다.
아스피린은 발열과 두통, 치통, 류머티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효능이 있다.
최근에는 100mg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장마비와 뇌졸중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단순히 증상을 경감시키는 것이 아닌, 건강한 생활을 위한 예방약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씹어먹는 형태의 새로운 아스피린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고혈압 치료제로 한창 주가가 높은 ‘코자’ 역시 이에 속한다.
코자는 고혈압 치료제이면서 동시에 고혈압이 유발하는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또 성기능이나 인지능력 향상을 꾀함으로써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도 한몫을 한다.
생명과 직결되는 신장과 심장을 튼튼히 하는 효능도 인정받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미국 고혈압학회에서는 코자가 고혈압 환자의 신장을 보호함으로써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장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미국심장협회에서는 코자가 기존 고혈압 치료제에 비해 심근경색, 심부전,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성은 13%, 뇌졸중의 위험성은 25% 이상 낮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1988년 개발된 ‘프로작’도 마찬가지 경우다.
프로작은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치료한 약제로 널리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대표적인 우울증 치료제다.
그런데 임상실험 중 우연히 식욕감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만치료에도 한몫 하는 약제로 인식되고 있다.
또 프로작은 폐경기에 나타나는 증상인 피부 홍조를 완화해 유방암 경력이 있는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젠의 대체요법으로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또 우울증과 가슴통증 등 월경전 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도 매우 효과적인 약제임이 입증되면서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는 등 그야말로 팔방미인임을 과시하고 있다.
앞으로 이 세가지 대표적인 약제를 시발점으로 약제의 다양한 효능에 대한 연구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치료약제가 생명을 보전함과 동시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여러 효능에만 집착하여 자칫 부작용을 간과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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