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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투자칼럼] 유가 인상, 상승장에 악재
[김영익의 투자칼럼] 유가 인상, 상승장에 악재
  • 김영익
  • 승인 2002.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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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는 우리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올해 들어 배럴당 20달러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던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최근에는 25달러까지 상승했다.
유가 상승은 직접적으로 물가 상승이나 국제수지 악화를 통해서 우리 주식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우선 국제 유가가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다음에 소비자 물가가 오르게 된다.
실제로 과거 통계로 분석해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했을 경우 소비물가 상승률은 0.3% 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면 결국 금리가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
한편 유가 상승은 수입 부담을 늘려 무역수지를 악화시킨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억6천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했다.
올해는 경기 회복에 따라 원유 도입량이 9억 배럴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미뤄보면 국제 유가가 1달러만 상승해도 수입이 9억달러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무역수지는 악화될 수 있다.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거나 적자로 돌아서면 해외 부문에서 통화 공급이 위축된다.
이 경우 전반적으로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고 주식시장은 나쁜 영향을 받게 된다.
유가 상승은 이처럼 물가 상승이나 국제수지 악화를 통해서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소비나 기업의 이익 감소로 이어져 주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가가 오르면 유류비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계는 다른 부문에 대한 지출을 줄이게 된다.
또한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실질 소득이 감소한다.
그래서 가계의 소비지출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고 유가가 오르고 난 다음에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
가계의 소비지출이 줄어들면 기업의 매출도 감소한다.
여기다가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생산비용은 늘어난다.
매출은 줄어들고 비용이 증가하면 결국 기업 이익이 줄어들고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
이런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유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주가를 떨어뜨린다.
1992년부터 최근까지의 통계로 분석해보면 유가 상승은 12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주가에 가장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중계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가 좋아지면 국제 유가가 다시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동 사태는 그 성격상 좀 오래 끌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다가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도 불안하다.
유가가 오르는 시기에는 통신업 등 유가에 영향을 덜 받는 업종에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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