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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투자칼럼] 미 주가 하락,영향권은
[김영익의 투자칼럼] 미 주가 하락,영향권은
  •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
  • 승인 2002.04.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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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분기 GDP성장률은 6%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거시경제 지표가 회복되고 있는데도 미국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며, 이것은 우리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미국 주가 하락의 이유는 다음 네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올해 1분기 경기 회복을 지난해 4분기 주가상승이 미리 반영했다.
과거 통계를 보면 미국 주가는 경기가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날 때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경기가 아주 좋을 때에는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둘째로 엔론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서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기업수익, 국채수익률(할인율의 대용변수), 위험 프리미엄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수익이나 국채수익률이 같다면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질수록 주가는 그만큼 떨어진다.
엔론 사태로 많은 기업들의 회계 문제가 대두되면서 주식시장에서 투자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IBM과 같은 최우량 기업도 회계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셋째 원인은 미국 주가가 아직까지도 고평가된 상태라는 점이다.
여러가지 이론적 주가 결정 모형에 따르면 미국 주가는 현재 10% 이상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들어서도 기업수익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도 주가 하락에 한 요인이다.
기업수익 조사회사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1분기 미국 기업수익은 S&P500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 8.6%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시경제 지표는 회복되는데도 재고정리와 경쟁심화로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재고가 크게 감소한 상태에서 생산이 늘어나는 단계에 있다.
생산을 증가시키면 고용이 확대되고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결국 소비 지출이 늘어난다.
그러면 경제 전반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상품 가격이 오를 것이기 때문에 기업 이익도 늘어난다.
문제는 수요가 언제 증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 10년 이상의 장기 호황 과정에서 미국 가계가 과소비를 했기 때문에 고용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 한 가계의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그동안 소비를 지탱했던 부동산 가격도 앞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그러면 기업수익 개선이 지연되면서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
우리 주가는 올해 들어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우리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데다 미국과는 달리 기업수익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주가가 저평가된 것도 최근 주가를 상승시키는 주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 우리 주가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을 텐데, 그 시기는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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