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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영화株, 코스닥 스타 예감
[비즈니스] 영화株, 코스닥 스타 예감
  • 강성빈/ 삼성증권 연구원
  • 승인 200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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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와 로커스홀딩스 등 코스닥에 등록된 영화관련주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커스홀딩스는 지난 2월말 자회사인 시네마서비스를 합병하고 사명을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로 변경하면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부상했다.
로커스홀딩스로서는 당시 700만주에 달하는 신주인수권부 사채 처리문제를 놓고 고심중이던 CJ엔터테인먼트를 누르고 영화주 1위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4월26일 이재현 제일제당 회장이 CJ엔터테인먼트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계기로 CJ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영화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무척 높은 분야다.
우선 영화산업 자체가 빠른 ‘진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성장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영화산업의 발전 요인은 기술의 발전과 거대 자본의 본격적인 진입, 그리고 점차 다양해지는 상영창구(윈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영화의 진보는 곧 기술의 진보”라는 말이 있다.
영화는 인류에 첫선을 보인 이래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토키)로, 흑백영화에서 컬러영화로, 2차원 영화에서 3차원 입체영화로, 실사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영화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이는 과학기술을 영화산업 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결과였다.
기술의 발전은 또한 기존의 상영관에서 텔레비전과 비디오, DVD, 온라인 상영에 이르기까지 ‘윈도’를 넓히면서 영화를 활용한 새로운 수입원 창출을 적극 돕고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화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자금 규모도 커졌다.
한국의 경우도 최근 제작비가 50억원이 넘는 대규모 블록버스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영화의 평균 영화 제작비용은 1995년 10억원을 기록했으나 2001년 28억원에 달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년간 연평균 21%의 속도로 증가한 셈이다.
흥행을 담보하기 위해 기존 흥행에 성공한 배우나 감독들을 동원하다 보니 캐스팅 비용이 증가하고, 개봉 전 언론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늘어났다.
최근 국내에서 제작되는 영화의 편당 마케팅 비용은 평균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늘어난 제작비를 충당하는 데는 지난 1~2년 동안 충무로에 몰려든 금융자본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올해 초 영상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국내에 조성된 영상전문 투자조합은 26개, 자금 규모는 약 2천억원에 달한다.
흥행성이 높은 작품만을 고집하다 보니 이중에서 실제로 집행된 액수는 많지 않지만, 이들 ‘큰 손’의 존재가 충무로 전체의 몸값을 높이는 데 한몫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01년 국내 영화산업 규모를 4928억원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이는 2000년의 3460억원에서 43% 성장한 것이다.
이와 같은 큰 폭의 성장은 2001년에 <친구> <엽기적인 그녀>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 등이 서울지역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흥행성적을 기록하면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또한 2001년에 국내에 배급된 영화 수는 총 284편으로 2000년의 305편보다 7%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규모가 커진 데 비해 배급편수가 적어진 것은 영화당 평균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2001년 국내 영화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영화 점유율이 서울관객 기준으로 45%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이나 프랑스의 30% 수준을 뛰어넘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국내 영화산업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영화 점유율 증가에 따라 스크린쿼터제를 둘러싼 무역마찰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영화산업의 수익배분 구조는 해외와 달리 아직 극장쪽에 유리한 상황이다.
특히 외화의 경우 극장쪽과 배급사의 배분율이 4 대 6이지만 국내 영화는 5 대 5로 배분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배급수수료도 해외보다 낮은 10% 수준이어서 머지않아 배급수수료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배급사들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영화산업은 계절에 상당히 민감하다.
미국의 경우 크리스마스에서 연초까지 기간에 가장 높은 관객 입장률을 보이고 있고, 여름휴가 기간과 현충일, 부활절 휴가 기간이 뒤를 잇는다.
그리고 여름이 오기 전과 크리스마스 직전이 가장 낮은 입장객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으나 극장 관계자들은 추석연휴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설연휴 기간에도 상당히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다.
영화산업의 계절성은 국가간, 민족간 문화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제작, 배급과 함께 영화산업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 영화관 산업은 단일관에서 멀티플렉스로 진화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98년 강변 CGV를 시작으로 멀티플렉스가 등장하기 시작해 2001년 말 현재 전체 영화관의 3%를 차지하고 있다.
CGV와 동양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 업체가 전국적으로 극장 수를 늘리고 있고, 기존 영화관이 멀티플렉스로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멀티플렉스의 성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멀티플렉스가 등장하고, 이들을 상대로 한 와이드릴리즈 배급방식이 보편화되면서 국내 영화 흥행수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게다가 멀티플렉스는 단순히 영화관람뿐만 아니라 ‘편안함’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파는 산업이다.
멀티플렉스가 등장하기 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데서 효용을 얻었다.
즉 영화관람의 대가인 관람료는 ‘영화관람’의 가치였던 것이다.
그러나 멀티플랙스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관객들은 단순히 영화관람이 아니라 멀티플렉스에 가면서 얻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소비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지불한다.
멀티플렉스에서 파는 경험은 편안함이다.
멀티플렉스는 단순히 많은 스크린을 병렬적으로 나열해놓은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기회의 폭을 넓혀주고, 영화관람 이외의 쇼핑이나 식사와 같은 행위들을 같이 할 수 있게 했으며,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편안한 영화관람을 가능하게 했다.
실제로 CGV쪽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관객들이 멀티플렉스에 대해 갖는 가장 대표적인 느낌은 ‘편안하다’는 것이었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다른 제품과 충분히 차별화됨으로써 희소성을 지닐 때, 이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재화나 서비스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는 단순한 소비의 영역을 넘어 개인적인 경험으로 체화되고 개별화될 때 기존의 소비보다 더 큰 만족을 느끼며 이에 대해 충분히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이다.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이 동일한 영화관람에 지불하는 대가가 커졌고, 이는 영화산업 전체 파이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 영화산업은 2004년까지 연평균 1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규모는 81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관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멀티플렉스에 지불하는 관객들의 입장료가 늘고 있는데다 양질의 영화가 속속 선보이고 있어 이러한 고속 성장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국내 영화관련주들이 성장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영화제작·배급분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의 성장 여부가 매우 주목된다.
CJ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추가 시너지를 통한 매출 증대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었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소각함으로써 예견되는 주가상승은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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