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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칼럼] 환경복원의 사회적 공감대
[리드칼럼] 환경복원의 사회적 공감대
  • 김덕환/ 삼성에버랜드 상무
  • 승인 2002.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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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여러 나라들이 참여하는 국제적 행사에서 환경문제는 이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그린(Green) 올림픽’을 치러 전세계인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호주 시드니올림픽은 그 좋은 예다.
이제 환경을 보존하고 가꿔나가는 일은 더이상 남의 일, 잘 사는 나라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1970년대에 개발 중심의 발전모델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환경보다는 성장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는 주변에서 언제나 쉽게 마주치는 자연이 마치 영원불변할 것으로 착각한 채, 각종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자연을 함부로 대하고 마구 훼손시켰다.
그러나 자연은 우리들이 돌보지 않는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를 향해 칼날을 세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번 파괴된 환경은 단순히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를 심는 것으로 쉽사리 치유되지 않는다.
파괴된 자연을 복원하는 일은 명확한 콘셉트, 설계 및 시공기술, 전문인력의 투입 등 장기적이면서도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복원이라는 말 속에는 원래 재생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자연은 인간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파괴되면 인간의 힘으로 그것을 재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환경복원이란 환경을 과거와 같은 상태로 되돌린다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원래에 가까운 환경을 만들어 관리해주는 것을 뜻한다.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복원 사업으로는 수질 정화사업,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 식생복원 녹화사업, 오염토양 정화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
환경부는 ‘G7 사업’과 ‘EcoTechnopia21 사업’을 통해 환경복원 기술 개발에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사업들을 통해 한국의 환경복원 기술은 한단계 발전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처럼 환경을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 외에도, 환경복원 사업에는 몇가지 선행되어야 할 전제조건이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할 점은 생태복원 분야가 전문적인 사업영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환경복원 사업은 단지 토목공사에 딸린 부대공사가 아니다.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복원기술의 개발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이 더해지고 제도적인 후원이 있어야만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 환경복원 사업이 도대체 왜 필요하고 그토록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높이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역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설계와 시공으로 인해 한번 훼손된 환경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또다시 소요되는 경우를 우리는 지금껏 수없이 지켜보았다.
환경복원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만 초기계획 단계나 설계 단계에서부터 환경복원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번 훼손된 환경은 단기간 내에 복원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다양한 분야의 복원 전문가들이 참여해 종합적인 복원계획을 수립하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끈기를 보여줄 수 있다.
자연을 되살리는 일은 단순히 사업적인 측면보다는 오히려 환경에 대한 우리 모두의 기본 인식틀을 새롭게 바꾸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마주치는 자연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 숨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진정한 환경복원의 숙제는 첫장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측면에서 환경보전이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때마침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이번 월드컵에서는 우리의 경제, 사회적 수준뿐만 아니라 환경복지 수준도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환경수준을 높이기 위한 심도있는 연구와 투자, 그리고 실천이 시작돼야 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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