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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빙그레 공격경영 ‘날갯짓’
[비즈니스] 빙그레 공격경영 ‘날갯짓’
  • 백우진 기자
  • 승인 2002.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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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는 비핵심사업 완전정리… 수출비중 확대 등 4년내 매출 1조 목표 빙그레가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비상의 나래를 폈다.
빙그레는 5월2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2006년 매출 1조원, 순이익 1천억을 달성한다는 중기목표를 발표했다.
이 회사 정수용 사장은 이날 “국내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부문을 더욱 강화해나가면서 해외 시장에서는 각 지역에 맞는 상품으로 공략해나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스낵으로 교두보를 확보한 러시아 시장을 다양한 신제품으로 공략하고,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는 유제품을 앞세워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한자리인 수출 비중을 두자리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빙그레는 수출 잠재력은 키우기 나름이라며, 실제 사례로 스낵 ‘꽃게랑’을 든다.
러시아에 10년 전부터 수출한 꽃게랑은 시베리아 지역에서 세계적 업체들의 제품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천만개, 120억원어치가 나갔다.
국내 매출 80억원보다 실적이 좋았다.
지난해 9월 마감한 2001회계연도에 빙그레는 매출 5152억원에 10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중기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매년 15%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까지 2002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은 21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늘었다.
목표 달성과 관련해 빙그레는 단기적으로는 우유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유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약 40개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퇴출당해 점유율을 높이기에 유리한 상황이다.
이번 목표와 비전 선포는 이익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산과 비핵심 사업을 전부 정리한 만큼 새로운 틀을 짜나가자는 취지에서 수립됐다.
정 사장은 2000년 10월 취임하면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했다.
김호연 회장의 신임이 든든한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사장과 김 회장은 경기고 선후배 사이다.
두사람은 모두 1980년대 초반 일본 히토쓰바시(一橋)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7월 서울 압구정동 사옥을 기아자동차에 300억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본사는 공장이 있는 남양주로 옮겼다.
매각 대금 전액은 빚을 갚는 데 썼다.
이와 함께 압구정동 부지와 남양주 공장 인근 창고부지도 매각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떼어냈다.
베이커리 체인사업 썬메리는 삼립식품에 30억원에 팔았다.
냉동만두와 초코케이크 사업에서는 철수했다.
한편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라면사업은 수익성을 갖추도록 독립 조직으로 분리했다.
그 결과 정 사장이 취임하기 직전 190%에 이르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30%대로 낮아졌다.
제조업 부채비율 182%에 비해 무려 50%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빙그레는 중기 목표를 발표하면서 ‘건강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밝은 미소의 메신저’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
아울러 고객과의 신뢰를 비롯해 품질, 수익, 인재, 보상, 사회공헌, 혁신, 벽없는 조직 등 8가지 경영원칙을 세웠다.
정 사장은 “이를 통해 고객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가장 많이 보유한, 뛰어난 인재가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강자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실정이다.
우유류에서는 남양, 매일, 서울 등을 따라잡아야 하고, 아이스크림은 롯데와 해태의 아성이 단단하다.
라면도 농심과 삼양에 에워싸여 있다.
빙그레가 비전을 전략적 측면에서 구체화해야만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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