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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증권사 흑자전환… 주총 웃음꽃
[비즈니스] 증권사 흑자전환… 주총 웃음꽃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2.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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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6710억원 순이익… 금감원 “사이버 거래 증가·유가증권 운용수지 개선 덕분” 분석 지난 5월말에서 6월초까지 열린 증권사들의 주주총회에서는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된 증시 활황에 힘입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금배당을 실시한 증권사도 지난해 13개사에서 올해는 17개사로 늘었다.
흑자로 전환한 현대·LG·동원·세종증권이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순이익의 대부분을 자사주 소각에 사용하기로 하고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국내 증권업계 전체로는 지난해 67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00년 385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각 증권사의 2001회계연도 결산 실적을 집계한 금융감독원은 “사이버 거래 증가와 수수료율 인하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감소했으나, 주가상승에 따라 상품유가증권 운용수지가 대폭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내 상위 5개사 점유율은 하락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의 주 수익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3조9926억원으로 2000년의 4조3596억원보다 8.4% 줄어들었다.
그중 증권거래소 시장 수수료 수익이 6.1% 증가한 반면, 코스닥시장과 장외거래 수수료 수익은 27.8% 감소했다.
그러나 상품유가증권 매매·평가 순이익은 634억원을 기록했다.
2000년 1조1813억원의 손실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된 수치다.
사이버 거래 비중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체 거래 대금 중 사이버거래 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에 비해 0.9%포인트 늘어 67.2%(1232조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쟁적인 수수료율 인하로 사이버 거래 평균 수수료율은 오히려 0.01%포인트 감소했다.
기존 증권사 중에서는 사이버 거래 비중이 세종 89%, 대신 82%, 동원 77%, LG투자 75%, 대우 72% 등을 차지했다.
신설 증권사들은 이트레이드 100%, 키움 98%, 겟모어 97%, 미래에셋 92% 등 대부분 사이버 거래 비중이 90%를 넘어섰다.
전반적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주식약정액을 기준으로 한 국내 상위 5개 증권사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삼성증권의 시장점유율이 9.65%(-0.6%포인트), LG투자증권이 8.96%(-0.21%포인트), 현대증권 8.84%(-0.89%포인트), 대우증권 8.08%(-0.82%포인트), 대신증권 7.91%(-1.60%포인트) 등을 기록했다.
박진환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현상은 “증권사 신설이 쉬워져 산업내 경쟁자가 많아졌고, 미국 테러사태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외국계 증권사들이 약진한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시가 기준으로 외국인의 주식소유 비중이 35%에 달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거래의 편리성과 보안을 이유로 외국계 증권사와 거래한다.
지난해 업계 1위 자리를 굳힌 삼성증권은 올해에도 ‘종합자산관리’ 분야를 꾸준히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 업계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른 LG투자증권은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를 모델로 자산관리와 상품운용, 기업금융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부실계열사 문제로 발목이 잡혔던 대신증권은 올해 40여개 점포를 신설하고, 신규채용을 대폭 늘리는 등 호황기를 이용한 몸집 불리기에 나설 태세다.
증권사 구조조정 본격화될 듯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대대적인 인수합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만성적자에서 벗어나 있는 지금과 같은 호황기가 인수합병의 최적기라는 지적이다.
신한지주의 굿모닝증권 인수 이후 3~4개 증권사의 인수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욱래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의 굿모닝증권 인수가 증권사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신한지주의 굿모닝증권 인수가 정부의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업체간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김욱래 애널리스트는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증권사 인수합병에 대한 수요가 이미 형성되어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국내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 역시 국내 증권사의 인수합병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각 증권사가 규모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전산 개발비용, 리서치 비용 등 공통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 또한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몸집을 키워 중복비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권사간 인수합병에 대한 회의적 의견도 있다.
여인택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업은 은행이나 보험사와는 달리 규모와 수익간의 연관성이 높지 않다”며 “최근 그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증권사간 인수합병이 곧바로 수익 증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대형화보다는 특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큰 폭의 실적개선 속에서도 증권사들은, 장기적인 발전 전략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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