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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월드컵 응원하다 성대 다칠라
[건강] 월드컵 응원하다 성대 다칠라
  • 송병호/ 미래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02.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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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와 치른 대전에서 마수걸이승을 올린 국가대표팀은 이제 내심 8강, 4강까지도 노릴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배후에는 ‘열두번째 선수’로 꼽히는 붉은 악마들이 있다.
그러나 고래고래 목이 터져라 외치고 난 뒤끝이 개운하지 않다.
성대에 적잖은 무리가 오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 자료를 보면, 응원 최전선에서 뛰는 치어리더들은 대개 성대질환을 앓는 예가 많다고 한다.
열띤 응원도 좋지만 목도 적절히 보호하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의학적으로 후두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성대 주름이라고 하는 근육을 포함하고 있다.
안쪽 중앙의 좌우 벽으로부터 튀어나온 두장의 주름이 바로 성대다.
이는 호흡할 때 폐에서 나온 공기가 통하는 곳이다.
성대의 틈(성문)은 호흡을 하는 순간 열리고, 목소리를 낼 때는 닫힌다.
즉 주름이 열리거나 닫히면 호흡과 발성이 된다.
이때 토해낸 숨이 닫혀 있는 성문을 통과하며 성대를 진동시킬 때 발생한 음이 인두, 비강, 구강을 통과하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형성된다.
소리의 높이는 성대의 진동 수에 따라 결정되고, 목소리 강약은 폐에서 나오는 공기의 압력과 성대의 긴장도와 관련된다.
그러므로 소리를 지르는 것은 성대가 강하게 닫힌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돌려 말하면, 성문이 반복적으로 세게 닫히면 성대가 자극을 받아 멍이 들고 결절이나 염증 등이 생기게 된다는 뜻이다.
문을 세게 여닫다 보면 문짝이 망가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성대결절과 폴립은 성대 주름에 나 있는 혹으로, 보통 성대의 손상이나 성대의 과도한 사용으로 생긴다.
성대가 손상되면 으레 목소리가 쉬거나 성대가 피로한 증상이 뒤따른다.
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수도 있으며, 간혹 목과 인두가 쓰리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수도 있다.
만약 이런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될 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평소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함으로써 성대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흡연은 성대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삼가야 한다.
장시간 소리를 지르는 것 역시 자제하는 편이 안전하다.
실내 습도를 높임으로써 목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도 긴요하다.
술이나 커피, 콜라, 차 등 알코올과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는 목을 마르게 하므로 피한다.
과로나 스트레스 역시 목에 좋을 리 없다.
대표팀은 방심을, 붉은 악마는 성대를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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