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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1. 일본경제, 장기불황 탈출할까
관련기사1. 일본경제, 장기불황 탈출할까
  • 도쿄/ 오태규 한겨레 특파원
  • 승인 200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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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진출 계기로 개인소비 증가 큰 기대… 일부에선 “효과 한정적” 신중론도 월드컵 축구대회가 장기불황의 터널에 있는 일본 경제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일본 경제계는 일본팀이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는 등 활약을 펼쳐 애초 기대했던 것보다 경제회복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팀의 활약이 국민들에게 심리적 자신감을 안겨줘 이것이 개인소비의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10년 동안 공공투자에 힘을 쏟았는데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다”며 “믿을 것은 개인소비뿐인데 월드컵이 개인소비를 활성화할 좋은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월드컵으로 가장 덕을 보는 곳은 출판업계다.
문예춘추가 격주로 발행하는 스포츠 전문지 넘버는 6월7일부터 매주 발행으로 변경했는데도 평소의 30만부에서 40만부로 판매부수가 증가했다.
스포츠신문 등도 대목을 맞아 발행부수를 대폭으로 늘리고 있다.
스포츠신문사들은 월드컵 축구대회가 시작된 뒤 판매부수가 평일보다 20~50%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텔레비전과 비디오 등도 일본팀의 활약과 함께 일어난 축구열기에 힘입어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각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비롯한 월드컵 관련 상품도 비약적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광고도 호조를 보여 대형 광고업체인 덴츠는 정보기술 산업쪽 부진을 월드컵 특수로 보충했다.
이밖에 집안에서 축구시청을 위한 음식과 주류 등의 판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여행업계와 주점, 택시업계 등은 월드컵으로 손님이 줄어들어 울상을 짓고 있다.
덴츠종합연구소 가미조 노리오 연구부장은 “일본의 대활약으로 이미 월드컵 경제효과는 3조엔을 넘어섰다”며 “이번에 일본팀이 16강에 오름으로써 1인당 1천엔씩 모두 1200억엔의 추가소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덴츠쪽은 일본의 16강을 결정한 6월14일 터키전이 대도시인 오사카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소비자극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팀의 16강 진출이 결정되기 전에 스미토모생명종합연구소는 월드컵이 4500억~4600억엔의 경제효과를 가져와 일본 국내총생산(GDP)을 0.1%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를 추가 구입하는 비용 225억엔과 외국인 숙박비와 교통비 370억엔을 포함해 직접지출 총액은 2880억엔이지만, 2차적 파급효과를 더하면 추가 소비지출 효과는 최대 4600억엔 이를 것으로 봤다.
여기에 16강 진출 요소까지 더하면 실제 효과는 5천억엔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중하기로 유명한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도 6월14일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가 일본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나타내면서 장기불황 탈출의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월드컵 개최 효과를 정확히 산정하기는 어려우나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회가 열렸기 때문에 경기상승 효과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텔레비전 등의 판매를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어, 거리의 활기에 비해서는 경제효과가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케나카 헤이조 재정경제상은 일본의 국내총생산 규모가 500조엔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월드컵 효과의 비중은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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