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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다이얼패드, 또 새롬 발목잡나
[비즈니스] 다이얼패드, 또 새롬 발목잡나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2.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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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수 사장, 500억달러 지원 시사… 업계, 지난해 실패 재현될까 우려 지난해 11월20일 새롬기술의 미국 현지법인인 다이얼패드의 파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이 7개월 만에 새롬기술로 복귀했다.
6월12일 소집된 새롬기술 임시이사회는 한윤석 대표이사의 사퇴를 의결하고, 후임에 대주주인 오상수 전 사장을 선임했다.
그의 경영복귀는 다이얼패드 파산 직전 보유주식의 36%(2만8182주)를 팔아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한윤석 전 사장의 사퇴에 따른 것이다.
그 전날 금융감독원의 고위관계자는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 법정관리 신청을 하기 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 사장을 비롯한 새롬기술의 전현직 임원과 이들의 친인척 등 20여명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오 사장의 아버지 오정태씨와 동생인 오창수씨, 여동생 오현아씨도 연루돼 있어, 현재 대표이사로 복귀한 오 사장의 행보를 무겁게 하고 있다.
아버지와 남동생은 각각 10만주씩, 여동생은 5만주를 매각했다.
20일 아셈타워 새롬기술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 사장은 내부자 거래에 관한 조사와 관련해 “회사가 내부자 거래를 하는 등의 비윤리적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며 “친인척과 관련해서는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재 출연 당시 나의 재정상태를 알았기 때문에 가족들이 주식을 매각해 지원에 나선 것일 뿐인데 시기적으로 적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가족들의 주식매도 사실을 지난해 말에야 알았으며 “가족들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35억원 정도이고 주식매각 금액은 전액 다이얼패드에 투자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당국의 결정에 따라 자신과 집안에서 응당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 사장은 상당 시간을 다이얼패드의 현황과 그 가능성에 대한 설명에 할애했다.
그는 다이얼패드가 법정관리 기간에 어려웠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는 재정적으로 안정됐다고 평가하고, 6개월 정도 지나면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매출액과 가입자 수가 매월 10~15%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하면서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의 ‘플랜’에는 올해 말 영업흑자를 통해 내년엔 펀딩을 하고,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쯤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오 사장의 이런 설명에는 다이얼패드에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의지가 적극적으로 비친다.
그는 “새롬이 투자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새롬이 다이얼패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분명한 방향을 정하고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새로이 입장 정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오 사장은 장기적으로 다이얼패드는 새롬기술에서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것을 제외하면 한국에서의 사업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가 다이얼패드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금규모는 500억달러 정도다.
이 정도면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해외법인이 충분히 회생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조심스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 사장이 이같이 적극적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은 그동안 미국 다이얼패드가 안정화됨에 따라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인터넷전화 사업에 대해 낙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오 사장의 주장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아직까지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새롬기술이 또다시 다이얼패드에 비용을 쏟아붓는 일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오 사장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다이얼패드의 세계화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미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적극적 경영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한 사장이 경영을 맡아오는 동안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한 새롬기술은 오 사장의 결단에 대한 요구를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있다.
새롬기술은 다이얼패드를 또 믿어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 새롬기술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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