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관련기사1. 공헌도·기업가치, 비례 관계?
관련기사1. 공헌도·기업가치, 비례 관계?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2.07.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부액 많을수록 재무성과 플러스, 환경보호활동은 마이너스 효과 보여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경영의 중추적 기능 가운데 하나이며 기업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 선행투자로 받아들여지면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경영성과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려는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과연 사회공헌활동에 힘쓰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더 좋은 경영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쉽사리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주어진 상황이나 여러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기업 내부의 구성원이나 외부의 투자자들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사례연구도 더러 있다.
사회공헌활동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기업이 불필요한 자금압박을 받을 수 있을 뿐더러, 기본적으로 단기적 성과에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장기적 성과를 염두에 둔 사회공헌활동이 매력적으로 비치지 않을 수도 있는 탓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외 연구자들이나 기업 실무자들은 사회공헌활동이 얼마만큼 매출증대를 가져올지에 대해 정밀한 계량화 작업은 힘들다는 점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상관관계를 인정하는 편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필수불가결한 ‘사회적 비용’의 범주로 받아들여지면서 양자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이 많이 나와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다른 비용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영성과에 도움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94년부터 7년째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한 제약회사 머크(Merck)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머크를 2001년도에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머크가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오래 전부터 사회공헌활동에 힘을 쏟은 게 크게 작용했다.
결국 머크는 본사를 농업지역인 뉴저지의 화이트하우스 스테이션으로 옮기면서 지역사회의 반발에 부닥치리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지역사회로부터 환영을 받으면서 공장건설 기간도 예상보다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공장건설 비용이 100만달러나 줄어드는 등 당연히 경제적 이익이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이밖에도 평판이 좋은 기업은 기업가치도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자사의 평판을 높일 수 있고, 이는 곧 경쟁사들에 비해 기업가치면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해주는 요인이 된다.
기업에 대한 좋은 평판이 상대적 투자안정성을 보장해줘 기업에 이득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 경영학과 박헌준 교수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재무적 성과간의 관계에 관한 실증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박 교수는 295개 한국 상장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기부행위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수익성, 경제적 부가가치, 성장성, 유동비율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연구결과 기업의 기부행위는 총자산순이익률, 경제적 부가가치, 유동비율 각각에 대해 정(+)의 영향을 미치는 반면, 부채비율에 대해서는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이 연구를 토대로 “국내 기업의 기부행위 수준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성과가 더 향상된다”는 유의미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도 시민·복지단체 지원, 교육사업 지원, 문화지원 등 자선적 기부행위를 충실히 할 경우 기업의 경영성과(수익성, 경제적 부가가치)와 재무상태(단기 상환력)를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결과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적 예상과는 달리 국내 기업의 환경보호활동 수준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재무상태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업의 환경투자가 자칫 기업자금의 유동성을 떨어뜨려 기업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기업 실무자들은 한결같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TV, 라디오, 전단을 통한 광고보다 비용이 적게 들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홍보효과가 더욱 뛰어나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활동의 국경이 점차 사라지면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지금,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는 지적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게 분명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