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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2. 폭은 넓게, 실행은 짜임새있게
관련기사2. 폭은 넓게, 실행은 짜임새있게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2.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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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돕기에서 생태보호까지 관심영역 다양… 전문성·지속성 추구도 달라진 점 때가 되면 자선냄비에 거액을 내놓으면 그만이던 시대도 있었다.
누가 어디에 얼마를 지급했는지가 언론에 홍보되면 그것으로 흡족해했다.
그러나 기부 혹은 자선을 베푸는 방식도 시대가 바뀜에 따라 변화를 맞고 있다.
비영리재단의 한 실무자는 “과거 불우이웃돕기식 자원봉사는 사회공헌활동의 질을 떨어뜨렸다”고 잘라 말했다.
이제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좀더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전문성과 지속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전경련이 발간한 '사회공헌백서 2001'에 따르면 193개 기업의 2000년도 평균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은 36억7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응답기업 총매출액의 0.37%에 해당하는 금액인데, 1998년과 비교하면 60%나 늘어났다.
특히 경상이익과 세전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모두 61개나 될 만큼 경영여건이 어려운 속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은 필수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체의 22.3%가 사회공헌활동에 관한 내용을 경영방침 등에 명문화했고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설치하거나 전담자를 지정한 기업도 25.9%나 됐다.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좀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기부금 납부에서 현물기부나 시설개방, 직원참여 활동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해당 분야도 교육, 사회복지, 지역발전, 문화예술, 재해복구, 스포츠, 환경보전, 전통문화보전 등으로 폭이 넓다.
상당수 기업들이 이제는 돈만 갖다주는 방식으로는 기업 이미지를 살리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문 사회복지 기관과 파트너십 구축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 삼성그룹 그룹 규모가 클수록 투입되는 인적, 물적 자원도 많아진다.
가장 오랜 사회공헌활동 경험을 갖고 있는 삼성이 대표적이다.
삼성사회봉사단은 “어느 쪽도 빠뜨리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철학은 “이제 사회공헌을 하지 않는 기업은 망한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2001년 한해 삼성의 사회공헌활동 지원금은 총 1108억원에 달한다.
연인원 25만3천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삼성은 1965년 삼성문화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재단중심의 기부활동을 추진해왔고, 94년부터 삼성사회봉사단을 발족한 뒤 기업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본격화했다.
주로 공익사업, 기부협찬, 임직원 봉사활동 지원의 세가지 방식으로 나누어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사회복지, 문화예술, 학술교육, 환경보전, 체육진흥, 국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보육사업이 대표적 공익사업으로 꼽힌다.
전국 17개 도시 38개소의 삼성어린이집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계열사별 특성을 살린 봉사활동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컴퓨터교실을 열고 삼성카드는 공익성 제휴카드 발급을, 삼성SDI는 개안사업을 벌이고 있다.
2천개의 봉사동아리가 만들어진 것에서 보듯 직원들의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삼성 사회봉사단 황정은 차장은 “인사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직원들의 봉사활동을 지원하기 힘들다”며 “봉사활동 시간에 대한 근무시간 혹은 유급휴가 인정은 물론이고 인사고과에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는 계열사도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봉사활동에 대한 회사차원의 배려는 직원들간의 협력 분위기를 형성시키고, 이는 곧 팀워크 향상과 생산성 향상 효과까지 발생시킨다는 설명이다.
△ LG그룹 LG는 5개 공익재단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복지재단, 연암문화재단, 상록재단, 연암학원, 상남언론재단 등이 그것이다.
아예 영역별로 나눠 체계적 공익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삼성과 같이 LG도 웬만한 프로그램은 모두 구비하고 있다.
재단쪽 사업을 총괄하는 이윤희 사업팀장은 “시설운영보다는 주거환경 개선과 저신장 아동 호르몬 지원과 같이 실질적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총 196억원을 5개 재단에 지원할 계획이다.
재단 중에서는 LG연암문화재단이 가장 형님 뻘이다.
69년 설립된 이래 인재양성과 문화예술쪽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자와 화학을 중심으로 출발한 그룹의 상징성을 살려 지은 LG상남도서관은 최초의 전자도서관으로 전자와 화학분야를 특화시켜 기업체와 관련 전공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LG 아트센터. 음악, 무용,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리며 1103석의 객석과 최첨단 공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가장 최근에 생긴 재단은 상록재단. 상록재단은 국내 유일의 자연환경 재단이다.
동물과 식물보호, 자연환경개선을 위해 적극적 지원을 펴고 있다.
99년부터 초등학교에 우리 꽃밭을 만들어줬고 도시공단 주변의 산림을 대상으로 피해복구 활동도 벌이고 있다.
철새보호사업, 야생동물관련 단체지원, 등산로 나무이름 달아주기, 우리동물사랑교실 개최 등도 상록재단이 하고 있는 사업이다.
앞으로도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환경조성을 목표로 기획사업들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 제일제당그룹 99년부터 사회공헌팀을 만들면서 활동을 본격화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곽대석 사회공헌팀장은 “IMF 이후 결식아동, 독거노인 등 복지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아직도 국내 기업의 전체 기부금 중 사회복지쪽은 5%에 불과한데 예산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일제당의 사회공헌활동은 ‘건강과 즐거움, 편리를 창조하는 좋은 회사’라는 그룹의 비전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푸드뱅크 사업이 있다.
2001년 반품을 활용해 30억원 상당의 식품과 음료 등을 100만명에게 나눠줬다.
결식문제를 좀더 효율적으로 해결하자는 취지이며, 1년 전(9억원)에 비하면 규모가 크게 늘었다.
공공장소에서의 배식봉사, 사회복지관과 연계한 도시락배달, 결식아동들에 대한 학습지도 등 몸으로 뛰는 자원봉사도 활발하다.
지난해만 해도 23개 봉사팀에서 연인원 4156명이 참여했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두드러지는 편이다.
올해 보건복지부가 기업 사회공헌팀 중에서는 최초로 자원봉사 인증센터로 지정하기도 했다.
평화유지활동을 지원하고 해외사업장의 비즈니스를 측면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동티모르 파견 상록수부대 지원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이밖에도 제일제당이 후원하는 영화에 대해 10%의 좌석을 장애인에게 지원하도록 했다.
비영리단체와 파트너십 구축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데, 간부급의 경우 24개 사회복지관에 한명씩 참여해 사회복지관 운영방식에 대한 자문을 실시하고 있다.
곽 팀장은 “기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 향후 사회공헌활동의 폭도 더 넓어질 수 있다”며 “예전부터 사회공헌활동은 이미 투자개념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 와서야 이런 부분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포스코 포스코는 인재양성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으며 체육 및 문화, 사회복지 분야 등에서도 기여하고 있다.
90년부터 2001년까지 모두 1조5644억원을 지출했고, 자원봉사에 참여한 사람은 연인원 53만1324명으로 집계됐다.
회사에 등록된 자원봉사자만 해도 150개그룹 1만5556명이다.
본사 섭외실 이상춘 과장은 “올해도 자원봉사 활동 범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무엇보다 포항공대에서 우수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포철장학회 사업은 물론 학술연구사업에 대한 지원비도 아끼지 않는다.
과학기술 인력의 양성이 곧 미래 기업에 대한 투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기술개발도 지원하고 있어 특성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제철소가 있는 포항과 광양에 지역협력팀을 만들어 지역주민들과 호흡을 맞춰온 것도 눈길을 끈다.
양쪽 지역 각 90여곳의 마을과 학교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으며, 음악치료나 수지침 봉사회, 모내기 일손돕기, 특산물 판매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상춘 과장은 “현수막 걸고 떠들썩하게 하는 봉사활동보다는 직접 마을사람들과 접촉하면서 농번기 일손도 돕고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업 이미지도 높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POSCO-K리그 지원과 함께 브라질 축구유학비와 지역내 학교축구팀 육성기금 등을 조성해 체육분야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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