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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SM3, 소형차 시장 선전포고
[비즈니스] SM3, 소형차 시장 선전포고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2.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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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출시 예정으로 양산체제 돌입… 경쟁업체, 고객관리 강화 등 수성전략 부심 소형차 시장에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
르노삼성자동차가 7월3일부터 SM5에 이은 두번째 제품으로 ‘준중형급’ 소형차 SM3의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현대차·기아차·대우차 등도 신모델 출시에 박차를 가하면서 고객관리도 강화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은 SM3가, 중형차 시장에서 SM5가 일으킨 돌풍을 소형차 시장에서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소형차 시장은 SM3가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9월 이후 치열한 시장쟁탈전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의 첫 합작품 배기량 800~1500cc급 차량이 속하는 소형차 시장은 그동안 중대형차 시장의 급성장에 밀려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1993년만 해도 전체 승용차 시장의 60%를 차지했지만 99년 28%, 2000년 22%, 2001년 20.6%, 올해 5월까지 18.8%로 비중이 크게 줄었다.
조수홍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큰 차 선호 경향과 IMF 이후 나타난 소비 양극화로 소형차 시장이 위축돼온 것이 사실이지만 하반기에는 잇따른 신차 출시로 시장 규모가 다소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20%대의 비중은 꾸준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차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20~30대 젊은층이 첫차로 구입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한때 대안으로 주목받던 경차(배기량 800cc 이하)는 시장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판매 비중이 7%대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자동차를 2대 이상 보유하는 가정이 늘면서 소형차가 보조 승용차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어쨌든 소형차 시장은 자동차 생산업체로서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르노삼성이 양산에 들어간 SM3는 소형차 중에서도 고급 모델로 분류된다.
배기량 1500cc급인 이들 ‘대형’ 소형차를 따로 구분해 준중형차로 부르기도 한다.
현대차의 아반떼와 기아차의 스펙트라, 대우차의 누비라 등이 여기 속한다.
김중위 르노삼성 이사는 “중형차 이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SM3에 구현했다”며 “SM3가 준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차의 경제성보다는 중형차에 뒤지지 않는 ‘고급 소형차’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SM3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투 존 보디’(Two Zone Body) 구조를 채용했다.
충돌시 앞면과 뒷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충격 흡수존과 고강도 구조로 안전 공간을 확보해주는 세이프티 존으로 나뉘어 있어 탑승자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듀얼 에어백과 함께 측면 충돌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사이드 에어백도 동급 차종에서는 최초로 적용했다.
디지털 제어 방식의 DOHC 16밸브 4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높은 출력과 세련된 디자인도 자랑거리다.
그러나 SM3가 관심을 끄는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SM3는 2000년 9월 르노가 삼성자동차의 지분 70.1%를 인수해 새출발한 이후 내놓은 첫 모델일 뿐만 아니라, 르노-닛산 체제가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공유 전략의 산물이기도 하다.
르노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던 삼성차를 인수한 직후부터 회사 정상화에 주력해 40%까지 떨어졌던 공장가동률을 최근 100% 가까이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는 SM5의 인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SM5는 지난 5월 월간 판매실적이 1만대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르노 인수 직후인 2000년 10월부터 신차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공장의 빠른 재건과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신차 출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조수홍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SM3의 양산은 르노삼성이 차급 확대를 통해 라인업을 갖췄다는 의미를 지닌다”며 “SM5가 선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이제 차급이 다양해져 위험 분산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SM3는 2000년 8월 닛산이 출시해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블루버드 실피의 플랫폼(엔진, 차체 등)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산화를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플랫폼 공유는 거대 자동차업체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면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플랫폼을 함께 쓰면 개발비용을 줄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99년 르노가 닛산의 지분 37%를 사들여 인수한 이후 르노-닛산의 플랫폼 공유 모델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르노삼성의 SM3 개발에도 이러한 전략이 그대로 적용됐다.
제롬 스톨 르노삼성 CEO는 “SM3는 플랫폼 공유로 한국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SM3는 르노, 닛산, 르노삼성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경쟁모델 잇따라 출시될 듯 SM3는 9월초 본격 출시에 앞서 7월15일부터 예약 접수에 들어간다.
르노삼성은 SM3의 출시만 기다리고 있는 대기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M5의 위력을 경험한 경쟁업체들도 다양한 시장방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김상원 대우차 과장은 “SM3와 같은 준중형급 차량으로 누비라의 후속 모델인 J-200 출시가 10월말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상근 기아차 차장은 “SM3의 대응 모델인 스펙트라의 경우 올해는 특별한 모델 교체 계획이 없다”며 “그러나 1300~1500cc급인 리오의 부분변경 모델이 7월말에 출시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반떼와 베르나를 중심에 놓고 대응할 것”이라며 “7월말 베르나의 외관을 대폭 바꾼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판매, 할부, 정비 등 고객관리 서비스를 통합하고, 현대카드와 연계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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