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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코오롱정보, 책임경영 '시동'
[비즈니스] 코오롱정보, 책임경영 '시동'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2.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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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코오롱정보통신 kdc.kolon.com은 LGIBM PC의 변보경(49) 사장을 전격 영입해 대표이사로 임명함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던진 바 있다.
보수적 이미지로 알려진 코오롱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CEO(최고경영자)인데다가 50대 후반 CEO들이 그룹 안에 즐비한데도 비교적 젊은 40대의 외부 경영자를 영입했다는 점이 더욱 화제였다.
변 사장이 회사뿐 아니라 그룹 전체로부터 얼마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지, 앞으로 코오롱정보통신의 모습이 얼마나 급변할지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1979년 한국IBM에 입사한 변 사장은 요직을 두루 거친 후 97년 LGIBM 창설을 주도했으며 2000년에는 대표이사에 오른 전형적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올해 말까지 회사 이름에서부터 사풍(社風)까지 모든 것을 바꿔놓겠다”라고 취임 일성을 한 바 있다.


코오롱정보통신은 7월2일 그동안 강점이 있던 시스템 사업을 바탕으로 솔루션 개발과 IT 서비스 부문을 강화하고 책임경영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사적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는 ‘비전 2005’ 프로그램의 첫번째 단계이자 변 사장의 취임 후 첫 가시적 조처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코오롱정보통신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서 무조건적 혁신보다는 기존 강점과 수익모델을 최대한 살리면서 변화에 따른 위험을 줄이겠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코오롱정보통신은 1990년 그룹내 정보화 사업부서를 통합해 시스템통합(SI) 업체를 표방하고 출발했지만 그동안 시스템 유통분야를 주력사업으로 해왔다.
시스템 유통사업이란 서버, 스토리지 장비, 프린터, PC 등 하드웨어 제품의 판권을 갖고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것이다.
휴렛팩커드(HP), 컴팩, SUN 등 외국 유명 생산업체를 공급자로 확보하고 있다.


이 분야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요가 있긴 하지만 만성적 저수익 구조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코오롱정보통신은 2001년 매출액 2950억원에 경상이익 72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가을 코스닥에 등록한 이후 주가가 계속 공모가를 밑돌다가 지난 4월부터 하락을 거듭하더니 6월말에는 급기야 공모가의 3분의 1 수준인 6천원까지 곤두박질쳤다.
가장 주요한 원인은 이런 만성적 저수익 구조 때문이라는 게 주위의 지적이다.


이번 사업구조 개편에서는 이러한 저수익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만들기 위해 솔루션 개발과 서비스 사업 부문을 담당할 사업본부를 신설해 기존 시스템 유통사업과 함께 3두마차 진용을 갖췄다.
또 외부인사 영입으로 홍보인사실을 신설하여 대외홍보와 책임경영원칙을 대폭 강화했다.


코오롱정보통신 관계자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올해 말까지 회사에 ERP(기업자원관리)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빠르고 효율적 경영 시스템을 조기에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RP 시스템 도입은 코오롱정보통신뿐 아니라 코오롱그룹 전체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미국 오라클로부터 연말까지 10여개 주요 계열사에 도입할 예정이다.
지금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앞으로 ERP 시스템을 포함한 대부분의 그룹내 IT부문 사업은 코오롱정보통신이 전면에 나서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 96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코오롱 이웅렬 회장은 IT 분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코오롱정보통신을 바라보는 눈도 각별할 것이다.
변 사장은 “사내에 국제 공인기술 자격증을 가진 직원 수만 100명이 넘을 정도로 생산성이 높다”며 “앞으로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배려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우수한 인재 모집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비전 2005’라는 중장기 발전전략에 따라 2005년까지 국내 IT 업계 다섯손가락 안에 들 것이라는 야심찬 목표의 달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앞으로 몇년간 코오롱정보통신이 많은 이의 주목대상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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