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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유통업계 ‘LG 강풍’
[비즈니스]유통업계 ‘LG 강풍’
  • 박형영 기자
  • 승인 2002.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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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할인점·백화점 3사 통합… 대형슈퍼 투자 강화 빅3 위협

LG그룹이 지난 7월1일 유통관련 계열사를 하나로 통합하고 본격적 시장공략에 나섰다.
이번에 통합된 계열사는 LG슈퍼마켓과 편의점 LG25를 운영하고 있는 LG유통, 할인점 LG마트를 운영하는 LG슈퍼센터, LG백화점을 운영하는 LG백화점 등 3개다.
강말길 전 LG유통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허승조 전 LG백화점·LG슈퍼센터 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강말길 부회장은 LG25와 LG슈퍼마켓을, 허승조 사장은 LG마트와 LG백화점 사업에 대해 각각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통합 LG유통은 자산규모 1조2천억원, 자기자본 3800억원으로 2002년 예상매출액은 2조8천억원에 이른다.
LG유통쪽은 “이번 통합으로 롯데, 신세계, 현대로 대표되는 유통시장 빅3체제가 재편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만으로는 이미 3위의 현대백화점과 엇비슷한 수준이 돼서 외형상으로는 빅4체제가 된 셈이다.


그러나 통합의 의미는 단순히 덩치만 키운 것에 그치지 않는다.
LG유통은 각 부문의 핵심역량을 공유하고 각 부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구매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덩치가 커짐으로써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더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화두인 PB상품(자체상표부착상품) 개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다양한 매장을 통해 제품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 전에 지적됐던 각 사업부문의 전략적 충돌과 중복투자 등의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LG유통은 앞으로 할인점부문에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기존의 LG마트 차원에서는 투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통합법인 차원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필요한 자본은 내년 초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LG투자증권 박진 연구위원은 “LG유통이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이 5천억~1조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어서 주식시장내에서 유통산업 비중이 커지는 변화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할인점 시장이 내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LG유통의 할인점은 조금 다른 형태로 갈 가능성이 많다.
박진 연구위원은 “롯데나 신세계는 이미 소형할인점 형태의 점포를 개설하고 있다”며 “LG유통 역시 500~1천평 규모의 SSM(슈퍼슈퍼마켓) 형태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LG유통은 기존의 LG마트와 LG슈퍼마켓의 경험을 바탕으로 SSM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발주자들이 목좋은 곳들을 이미 상당수 선점해놓고 있어서 새로운 점포개설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각 사업부문의 구매, 물류, 재고관리 등 업무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않으면 덩치만 큰 공룡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이뤄진 LG의 유통업태 통합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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