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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1. 해외사례 봐도 해답은 없다
관련기사1. 해외사례 봐도 해답은 없다
  • 백우진 기자
  • 승인 2002.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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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시장 통합은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을, 그리고 전통거래소와 신시장을 합치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는 국내에 하나의 증권시장만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다루는 시장이 유리한지는 불분명하다.
어쩌면 시장의 경쟁력에서 의미 있는 변수가 아닐지도 모른다.
반면 경쟁이 발전을 자극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독점체제로의 통합은 시장 성장을 더디게 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물과 선물을 함께 취급하는 시장도 있지만 현물이나 선물만 다루는 시장도 있다.
2001년 말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위권 증권시장 가운데 1위인 나스닥시장을 비롯해 4곳은 현물만 거래한다.
2위와 3위인 홍콩과 프랑스 증권시장을 포함해 6곳에서는 현·선물을 함께 취급한다.
시장간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편이 유리한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홍콩은 현·선물 통합과 단일시장화 두가지를 모두 단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홍콩은 2000년 기존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 및 결제회사를 지주회사에 편입한 뒤 단일 거래소로 통합했다.
통합 이후 홍콩 증시의 월평균 거래량은 40%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홍콩의 단일시장화는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가 위협적으로 급성장하는 데 대한 대응이었기 때문에 독점화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는 다시 국내 증권시장이 어느 정도 해외 증시와의 경쟁압력에 놓여 있느냐는 문제를 파생시키며 판단을 까다롭게 만든다.
오스트레일리아도 현물과 선물 시장 사이에 있던 벽을 텄다.
지난해 금융 서비스 개혁법을 제정해 상품취급과 관련한 규제를 철폐한 것. 오스트레일리아 증권거래소(ASX)는 이에 따라 올해 1월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열면서 금융파생상품 시장에서 시드니 선물거래소와 완전한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ASX가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였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또 그런 성과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현·선물 통합을 요인으로 꼽기도 어렵다.
현·선물 통합보다 두 시장의 경쟁이라는 요인이 더 큰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SX로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현·선물을 통합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
전통거래소와 신시장을 통합한 사례는 캐나다에서 찾을 수 있다.
캐나다 전통거래소 TSE와 신시장 CDNX는 지난해 5월 한 지주회사 아래로 들어갔다.
하지만 통합 첫해 CDNX는 모든 부문에서 심각한 부진에 빠져들었다.
거래량은 2000년 138.5억주에서 지난해 88.6억주로 36% 감소했다.
거래대금은 4분의 1 이하로, 자금조달은 절반 아래로 격감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시장도 활력을 잃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나스닥시장은 거래대금이 절반으로 감소한 가운데서도 거래량은 6.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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