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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 대규모 홍보…
[초점]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 대규모 홍보…
  • 박형영 기자
  • 승인 2002.07.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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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빅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히는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박람회기구(BIE)에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 신청을 낸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폴란드, 멕시코 등 5개국이다.
이들은 개최지 결정을 130여일 남겨두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신청국들은 지난 7월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131차 총회에서 88개 회원국 대표 250여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홍보전을 펼쳤다.
우리나라는 전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했다.
대표단은 2002 한일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홍보전에 적극 활용했다.
전 부총리와 정몽구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 위원장은 행사장에서 “올림픽, 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한 경험과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준 국민적 열기가 2010년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동력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우리 대표단은 참석한 회원국 대표들에게 ‘붉은 악마’ 티셔츠를 기념품으로 나눠주기도 했다.


중국은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과 첸리앤규(陳良宇) 상하이 시장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해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탕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상하이는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지로서 능력을 이미 갖췄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상하이에서 엑스포가 개최될 경우 기록적인 수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러시아는 미하일 카샤노프 부총리와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했다.
루즈코프 시장은 “BIE 실사단의 현지 실사 결과 모스크바가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폴란드 대표단도 프리젠테이션을 비롯한 각종 행사를 통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유치전이 뜨거워지면서 일부에서는 뇌물 스캔들도 제기했다.
러시아의 한 유력 일간지가 최근 “중국이 돈으로 밀어붙이는 식으로 유치전을 펴고 있다”며 중국의 다양한 로비 사례를 열거한 것이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번 총회가 개최지를 결정하는 12월3일 132차 총회에 앞서 열리는 마지막 총회라는 점에서 개최지 선정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특히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최대의 무기로 활용했다.
그러나 그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7월 총회까지 마치고 난 후 국내 관계자들은 대부분 “한국, 중국, 러시아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냉정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선두에 나서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한국에 우호적 태도를 보였지만 그것만으로 BIE의 실사결과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박람회 유치가 낙관적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은 “유치 여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해 변화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중소도시라는 점이 약점이자 강점


지난 3월 유치 희망도시들을 상대로 실시한 BIE 집행위원회의 실사 결과가 6월 공개되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실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한국, 폴란드, 멕시코는 ‘실현 가능하다’는 종합평가를 받은 데 비해, 중국과 러시아는 ‘실현 가능하고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개최환경은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우선 여수는 서울 등 대도시로부터 너무 떨어져 있어 관람객 유치가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교통과 숙박시설 등도 경쟁도시인 중국 상하이나 러시아 모스크바에 비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람회에 참가하는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지원도 중국이 한국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도시라는 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내세웠던 우리 전략이 먹혀들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실사 결과는 투표권이 있는 회원국들에게 단순한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전남 세계박람회유치지원단 강기삼 지원단장은 “1970년대 이후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18개 도시 중 14개 도시가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였다”며 “회원국들이 엑스포 정신에 따라 현재의 여건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여수를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객관적 여건에서는 불리하더라도 구체적 개발계획이나 발전가능성을 회원국들에게 이해시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행사 유치경쟁에서 한국이 한번도 탈락해본 적이 없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박람회 유치 가능성이 낮아지자 유치위원회는 당장 예산편성에서부터 홀대를 받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박람회 개최지 확정일까지 세계박람회 지원예산을 보류키로 한 것이다.
이런 정부의 태도에 대해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았는데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원예산을 보류했다는 사실 자체가 정부의 개최의지가 희박한 것으로 읽혀 개최유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전라남도 관계자들은 “여수박람회를 유치하면 전남 발전이 20년 앞당겨진다”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수박람회의 경제적 효과는 한 지역에 그치지 않는다.
유치위원회 연영진 기획홍보팀장은 “여수세계박람회는 우리나라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다.
경쟁도시 상하이가 개최지로 결정될 경우 서울을 아시아 허브도시로 육성하려는 국가전략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엑스포에서도 또다시 신화를 창조할 것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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