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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육아휴직‘
[기자수첩]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육아휴직‘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2.07.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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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는 여성이 마음놓고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일까?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만 7살 미만의 자녀를 두고 있는 여성 10명 중 3명만이 직업이 있다.
미취학 자녀가 없는 여성의 취업률이 53.9%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특히 자녀가 0~1살의 영유아인 경우는 취업률이 20% 미만에 그친다.
턱없이 부족한 보육지원 제도는 더이상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의욕을 갖고 실시한 유급 육아휴직 제도조차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애초 정부는 생후 1년 미만의 영아를 둔 부모가 신청할 수 있는 육아휴직 제도를 유급으로 전환시키면서 직장여성들에게 든든한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저조했다.
노동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자는 모두 1300명. 정부가 예상했던 최소 2만여명을 채우지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무급으로 이루어지던 지난해의 전체 육아휴직자 2226명과 비교해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어렵사리 책정한 300억원의 예산만 잠자게 됐다.
신청자 수가 이처럼 저조한 이유로는 월 20만원의 낮은 급여, 육아휴직시 인력대체 시스템 부재, 마음놓고 육아휴직을 신청하기 힘든 기업 풍토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분유값도 대기 힘든 낮은 육아휴직 급여가 직장여성의 호응을 받기 힘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휴직할 경우 생계문제에 직접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상황은 더 어렵다.
한국노총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3.5%는 월 평균 36만8400원은 돼야 육아휴직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생색내기 위주의 제도 도입보다는 내실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정부가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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