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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한국형 골프장 ‘실크리버’ 오픈-박정순 / 삼영흥발 사장
[사람들] 한국형 골프장 ‘실크리버’ 오픈-박정순 / 삼영흥발 사장
  • 최정아/ 골프라이터
  • 승인 200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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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정식 개장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실크리버컨트리클럽. 이 골프장의 소유주인 삼영흥발 박정순(46) 사장은 “한국에서 가장 자연친화적인 골프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충북 청원의 아기자기한 산세를 그대로 살린 코스 설계가 재미있고, 새로 심은 나무 한그루와 조경용 바위 하나도 주변 환경에 맞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데 애썼다는 것이다.
코스 설계는 호주 출신 골퍼이자 코스 디자이너인 그레이엄 마시가, 코스 조경은 고 김수근씨의 친구인 일본인 쓰네기타 나이토가 ‘자연과 인간을 잇는 울타리’라는 컨셉으로 설계했다.


실크리버CC는 다른 골프장보다 건설 비용을 70% 정도 절감했다고 한다.
수도권 골프장들이 대부분 험한 산을 깎아 만드는 탓에 토목공사비가 많이 들지만, 실크리버는 원래의 지형과 자연미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기에 공사비도 낮추고 자연도 보호하는 이중효과을 얻었다는 것이다.
실크리버가 신설 골프장치고는 비교적 싼 값에 회원권을 분양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우리처럼만 한다면 골프장 건설을 놓고 환경 문제를 들먹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한국 골프장들은 사업성부터 따져 서울 가까운 수도권에만 눈을 돌린다.
그러나 이 지역은 이미 포화상태로 골프장을 더 지을 만한 땅이 없다.
결국 도저히 설계가 안 나오는 곳을 사들여 무리하게 산을 밀어 골프장을 짓는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세계 100대 골프장의 공통점은 자연을 그대로 살렸다는 점입니다.
회원권을 30년 이상 쓰고도 손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싫증나지 않는 골프장’이 실크리버의 목표입니다.
” 그는 매년 수익금의 10%를 골프장 나무심기에 투자할 계획이다.


재일동포인 박정순 사장이 실크리버CC를 지은 것은 선친의 유언에 따른 것이다.
31살에 재일거류민단장을 지내면서 교포사회의 대부로 통하던 박종(전 신한은행 부회장, 99년 타계)씨가 그의 아버지로, 한국에서 가야컨트리클럽과 제일골프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고국에 골프장을 짓는 게 선친의 숙원사업이었습니다.
코스 조경과 클럽하우스를 한국식으로 꾸미고, 건축 자재와 나무 한 루, 돌 하나, 벙커의 모래까지, 전국을 돌며 최상의 국산품으로만 모은 것도 선친의 뜻을 따른 것입니다.


박 사장은 우리 말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교포와 달리 ‘한국’이라 하지 않고 꼭 ‘우리나라’라고 말한다.
87년에 결혼한 일본인 부인을 곧바로 귀화시킬 만큼 조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우리나라에도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골프 코스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 실크리버CC는 세계 골프대회 개최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모든 홀을 원그린으로 하고 갤러리의 관람 편의까지 고려해 꾸민 코스인 만큼 조만간 세계적 토너먼트를 유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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