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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채용 기상도 대체로 ‘흐림’
[커리어] 채용 기상도 대체로 ‘흐림’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2.08.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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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주요 기업들의 채용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아 보인다.
유통분야는 비교적 쾌청한 반면, 건설과 금융업종 등은 흐린 날씨가 예상된다.
연세대학교 김농주 취업담당관은 161개 회사 경영진 및 인사팀과 전화면담을 통해 분석한 결과로 ‘2002년 하반기 대졸취업 기상도’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해 서울지역 위주로 이뤄졌고 4월 중순에서 7월 초순까지 실시됐다.


161개 기업의 하반기 신입사원 일자리는 전체적으로 6만7000여개, 취업시장에 나오는 구직자는 43만5000여명이다.
그러니 경쟁률은 약 7 대 1 정도다.
엘지그룹의 경우 최대 3000명 이상, 삼성그룹은 2500명 이상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업들의 채용시기가 대체로 10월 이후여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곳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구직자는 2003년 2월 졸업예정자 중 20만명, 대졸 미취업자 21만명, 전직 희망자 2만5천여명 등이다.


김농주씨는 “월드컵 이후에도 기업들의 투자수준이 완만한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대졸 신입채용 전망은 전체적으로 다소 흐린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핵심 능력을 보유하지 못한 인재는 채용하기 꺼려하고, 허브(hub) 능력을 갖춘 우수인재를 채용하는 추세가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핵심인력만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나머지는 비정규직을 늘리는 방향을 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규직을 선호하는 취업준비생들과 괴리가 커질 것이란 얘기다.
이밖에 학교성적보다는 실제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의 서류심사 및 면접이 강화될 것이며, 한 사람이 여러가지 직무를 소화해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형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업종별 채용기상도를 소개한다.



유통 ‘쾌청’

가장 활발한 인력채용이 예상되고 있는 업종이다.
하반기에 몰려 있는 할인점 개장 수요에 맞춰서 고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하반기 유통업계는 주5일 근무제의 확산과 아시안게임 개최 등에 따른 소비여건 호조로 매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과 구매의 편리성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는 인터넷 쇼핑 등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00%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200명을 포함해 22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파트타이머로 상당수 채용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상반기에도 2200명을 뽑았는데, 지난해 3500명을 채용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채용인원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3월부터 6월까지 200여명을 신규채용했는데,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을지는 아직 미정이다.
올해 하반기보다는 부천점을 오픈하는 내년에 신규채용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맑음’

앞으로 자동차업계는 환경기술 개발, 우수 엔진 공급능력, 총자산 수익률이 앞서는 회사가 생존 가능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김농주 취업담당관은 자동차회사들의 인터넷 판매직 채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외국계 자동차회사의 기술직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자동차 부품연구직은 강세가 예상되는데 델파이, 보그워너, 현대모비스 등의 채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월드컵 이미지 광고에 성공해, 해외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11~12월에 500~60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지난해보다 많은 편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대규모 공채 형식이 아닌 상시채용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일반 사무직보다는 영업직, 생산직, 연구직 사원에 대한 채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르노삼성의 연간 채용목표는 1500명 수준이었는데, 상반기에 이중 600명 정도를 채용한 상태다.
조만간 50명 이상의 인턴사원도 모집할 예정이다.
이밖에 대우자동차판매는 1999년 워크아웃 이후 3년여 만에 최근 영업인력 300명을 공개채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내수판매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건설 ‘흐림’

올해 상반기에 월드컵을 앞두고 건설경기가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인력채용이 많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채용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인력채용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 않다.
포스코건설은 상반기에 경력사원 100여명을 신규채용한 데 이어, 현재 대졸 신입사원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50~60명을 더 충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연말까지 수시채용을 통해 경력사원과 프로젝트 계약직 사원 중심으로 필요한 인력만 보강하기로 했다.
엘지건설은 상반기 대졸신입사원을 포함해 150여명을 채용했는데, 연말까지 채용을 늘릴지는 아직 미정이다.
이밖에 특수 건자재 전문회사들의 영업직과 제조부문에서의 채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흐림’

은행들은 올해 고용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영향, 국내 대선 등 안팎의 정치, 경제적 변수를 감안한 판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하반기 채용계획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금융회사는 소수정예화할 수 있는 인력 채용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관련 자격증은 취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이나 보험쪽의 기상도도 흐린 날씨를 보이고 있다.
보험쪽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보험, 알리안츠제일생명 등의 채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직종으로는 보험상품 개발 전문가, 자산펀드 운용 전문가 등의 직종이 유망하다.
현대카드는 상반기 120명 정도 신규채용이 있었고 7월 중에 인턴을 20명 정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신입사원 공채가 있을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전자·반도체 ‘맑음’

전자와 반도체쪽의 하반기 채용전망은 밝은 편이다.
엘지전자는 상반기보다 500명 가량 늘어난 1500명 정도를 하반기에 신규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아직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각 사업부별로 수시채용을 확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1800여명을 신규채용했는데, 올해 예상치 1500명을 넘길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학 ‘흐림’

전반적으로 국내 및 중국에서의 수익률 저하로 고용경기도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히려 외국계 회사는 국내 고용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코오롱, 유니레버, 엘지화학에서의 채용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엘지화학의 경우 하반기에 160명 정도를 충원할 계획인데, 공채형식으로 실시되는 것은 없고 수시채용으로 신규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문화·예술 ‘비’

채용전망은 영화나 음악분야 모두 암울하다.
우선 영화쪽은 ‘집으로’ 등 일부 한국영화의 흥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직원채용은 극히 소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국 제작영화를 사 오는 영화필름 딜러, 영화 홍보직, 영화 마케팅직에서 다소 채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악쪽 역시 대중음악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이 분야의 채용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음반기획 및 마케팅, 영화음악, 뮤지컬 배우 등에서 일부 채용이 예상된다.
음반 수출입 시장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미술전시회의 증가로 인해 큐레이터, 미술평론가, 미술 저널리스트 등에서도 다소 채용전망이 있는데, 영화나 음악쪽 사정보다 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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