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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하품, 때론 이상 신호
[건강] 하품, 때론 이상 신호
  • 한원희 세란병원 내과 과장
  • 승인 2002.08.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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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몸이 피곤할 때 생기는 현상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밤샘 작업의 뒤끝에는 늘 하품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밖에 지루하고 따분함을 느낄 때도 하품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하품은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위험신호일 수도 있다.


보통 하품은 체내에 산소가 부족하여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피로를 느끼는 것은 체내에 피로물질이 쌓이기 때문인데 몸 곳곳에 쌓여 있는 피로물질을 없애려면 충분한 양의 산소가 필요하다.
때문에 하품이라는 기제를 통해 더 많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계기가 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이런 견해를 정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메릴랜드 대학 심리학과 프로바인 교수는 사람들이 보통 상태에서 하품하는 빈도를 측정한 뒤 산소가 풍부한 조건을 부여하고 실험을 했다.
그리고 다시 산소가 부족한 공간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산소의 양과 하품의 빈도 사이에는 그닥 관계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한편 하품은 귀 속의 기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면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이 생긴다.
이때 하품을 하면 귀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그 증거인 셈이다.
그러나 이 순간에 하품을 너무 오래하거나 입을 너무 크게 벌릴 경우, 귀가 아플 수도 있다.
이 역시 귀 속 기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자칫 귀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나 동물은 생명이 위급한 쇼크상태에서도 하품을 한다.
또 추운 날씨에 등산을 하는 사람들 중 저체온증에 빠져 하품을 하는 예도 있다.
이럴 때 하품은 졸린다거나 알아듣지 못할 헛소리를 동반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뇌 속의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거나 멈추는 현상으로서 상당히 위험한 상태임을 알린다.
또 의식이 혼미해지는 뇌빈혈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여 구역질 증상 이전에 하품을 하게 된다.


그밖에 하품을 하면 뒤따르는 동작인 기지개는 뇌가 손상된 사람일수록 반드시 하품과 동반한다는 의견도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악관절이 있는 사람은 갑자기 입을 크게 벌릴 경우 자칫 탈구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혀를 앞니 위쪽에 대고 하품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턱이 빠지지 않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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