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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메모] 전후세대와 조기은퇴자를 위해
[편집장 메모] 전후세대와 조기은퇴자를 위해
  • 편집장 이주명
  • 승인 2002.08.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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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동안 정보기술(IT) 붐에 편승한 넷세대니 N세대니 하는 말이 많이 사용되더니, 월드컵 이후에는 언론들이 W(월드컵)세대니 R(레드)세대니 하는 바람에 온통 정신이 없습니다.
세대구분에도 유행이 있는 모양입니다.
좀 긴 호흡으로, 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전후세대’라는 세대구분 용어를 떠올려봅니다.
서구와 일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을 전후세대라고 묶어 부르지만, 우리의 전후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은 물론 그뒤 한반도에서 벌어진 한국전쟁(6·25)까지 다 끝난 다음인 1950년대 중반부터 대략 60년대 후반까지 태어난 사람들일 겁니다.
이들은 지금 3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까지며, 맏형들이 곧 50대가 됩니다.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 민주화 세대와 많이 겹치고 통기타 세대, 386 세대와는 부분적으로 겹칩니다.
갑자기 전후세대를 운운한 것은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전환하는 시기가, 바로 이들 전후세대가 노인인구에 편입되는 시기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살 이상 노인인구의 비중이 7%를 넘는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데 이어, 2022년에는 노인인구 비중이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이들이 두터운 노인층을 형성하는 상황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지극히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세계화의 광풍이 몰아닥치면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이들은 실제로 노인이 되기 훨씬 전부터 조기은퇴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물론 몇가지 연금제도를 마련해두고 있지만, 운영실태를 보아 그것들은 전혀 믿을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입니다.
매달 꼬박꼬박 월급에서 떼는 국민연금 보험료는 되돌려받지 못하는 세금처럼 느껴집니다.
가족의 생활과 자녀교육에 드는 비용은 엄청나게 커져 저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번호 커버스토리 ‘제2의 인생 설계’는 특히 이런 이들에게 참고가 될 것입니다.
그 아래 세대인 30대 중반 이하자의 경우도, 일부는 오히려 조기은퇴를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한다지만, 대다수에게는 전후세대의 고민이 그저 남의 일만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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