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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하의 자산관리 길잡이] 아이 경제교육, 예산 세우기부터
[임동하의 자산관리 길잡이] 아이 경제교육, 예산 세우기부터
  • 하나은행 골드클럽 PB팀장
  • 승인 2002.08.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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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는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터부시했다.
부모는 어려서부터 돈맛을 알면 안 된다며, 자녀가 돈을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여건을 허용하지 않았다.
만일 자녀가 집안 어른에게서 용돈을 받으면 부모가 잽싸게 압수하곤 했다.
나중에 쓸 일이 있을 때 준다는 말과 함께. 이렇게 성장한 자녀는 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도, 돈의 중요성도 모르기 십상이다.
돈은 필요할 때 부모에게 타서 쓰는 것이며, 부모는 자녀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돈을 주어야 한다는 유아적 금전 개념이 내면화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하도록 교육했던 부모,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했던 자녀가 세상이 요구하는 돈 개념을 제대로 익히려면 아마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 부모, 자식이 함께 예산을 세우고 실천하면서 예산을 관리하는 연습을 해보자. 굳이 자녀에게 부모가 얼마를 소득으로 벌고 전체 가족이 얼마의 비용을 쓰는지 세세하게 알릴 필요는 없지만 교육은 필요하다.
가끔 부모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는 이유를 자녀들이 알고 있는가? 자녀들이 단순히 부모가 변덕을 부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가? 아니면 가족의 재정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했는가? 이런 이야기를 자녀와 함께 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한달 동안 오락활동에 20만원을 할당했다고 가정하자. 이달엔 이미 거의 20만원에 해당하는 비용을 소비했다.
그런데도 자녀가 영화관람료 5천원을 추가로 달라고 요구한다면 “단돈 5천원이라도 가족 모두를 위해 이익이 될 수 있는 만큼 규칙을 지키자”고 말해줄 수 있다.
자꾸 예외를 만들다보면 예산 그 자체가 쓸모없게 된다는 점을 가르치는 것이다.
6살짜리 딸이 일주일에 용돈을 5천원씩 받는다.
딸아이는 종종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 용돈을 모은다.
이번엔 7만5천원짜리 물건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 딸아이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15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때 아이한테 5천원의 가치는 부모가 얼마의 비용을 들여서 가르칠 수 있는 것보다도 값진 것이다.
다른 한편 자녀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상황이 있다는 걸 이해시켜보자. 아이는 집안일 돕기 등 별도의 용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자신의 목표를 10주 안에 이룰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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