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비즈니스] 꿈의 카오디오 세계 최초?
[비즈니스] 꿈의 카오디오 세계 최초?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2.08.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 전좌석 스테레오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 국내의 조그만 기업 A&D엔지니어링 www.cubesound.co.kr이 일을 냈다.
지난 5월 ‘큐브사운드 MS-501’이란 자동차 스테레오 시스템을 출시하면서 겁없이 ‘세계 최초’란 말을 붙였다.
요즘 세상에 기껏 스테레오를 구현한 걸 가지고 세계 최초라니…. 듣는 사람 입장에선 심드렁하기만 하다.
‘전좌석 스테레오 시스템은 이미 나와 있는 것 아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출시된 자동차 중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 어느 곳이든 똑같은 음질의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해낸 오디오 시스템은 없었다.
이는 내부 구조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동차는 구조상 운전자나 승객 모두 한쪽 스피커에 치우쳐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자신이 앉은 자리와 각 스피커 사이의 거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일부 고급 수입차의 경우 운전석과 같이 한 좌석에 한정해 스테레오를 구현한 제품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좌석에 앉은 사람은 왜곡된 음향을 들어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A&D는 이런 자동차 구조에 착안했다.
“그렇다면 어느 좌석에서든 자동차 스피커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스피커는 승객이 볼 때 좌우 대칭구조를 이뤄야 하겠죠. 이는 지금까지 출시된 어떤 자동차도 만들어내지 못했던 시스템이기에 도전할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오랫동안 3차원 입체음향을 연구하던 A&D 이신렬 선임연구원이 큐브사운드에 매달리게 된 계기였다.


그럼 큐브사운드는 지금까지의 제품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큐브사운드는 4개의 스피커와 3개의 프로세서로 구성돼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좌·우 스피커 하나씩, 앞좌석 한가운데 2개의 스피커를 결합시킨 중앙스피커를 설치한다.
여기서 핵심은 중앙스피커다.
중앙스피커는 앞좌석 한가운데 달려 있기 때문에 좌·우 스피커와 연동해 운전석과 조수석 어느 곳에도 골고루 음향을 배분해주는 역할을 한다.
뒷좌석에 앉은 사람 역시 좌·우 스피커와 중앙스피커를 이용하지만 스피커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어 더욱 웅장한 무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스피커 배치만으로 고른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큐브사운드의 또 다른 비밀은 심리음향효과를 고려한 스피커 성능과 이를 지휘하는 프로세서에 숨어 있다.
보통 자동차는 중음과 저음이 혼재돼 뒷좌석 스피커에서 나온다.
심리음향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뒤에서 나는 소리는 사람을 짜증스럽고 피곤하게 한다는 것이다.
“큐브사운드는 앞좌석 스피커가 고음과 중음을 동시에 낼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문제는 저음이었죠. 사람은 1KHz 이하의 저음에 대해서는 방향을 잘 판단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에 주목해, 뒷좌석 스피커를 저음대를 맡는 서브우퍼로 활용했습니다.
이렇게 음을 배분하는 역할을 프로세서가 맡고 있죠.”

큐브사운드는 기존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과 완벽히 호환되는데다 차체를 손상시키지 않고도 쉽게 장착할 수 있다.
DVD플레이어나 TV 등 앞으로 장착할 시스템과 쉽게 연동되는 점도 자랑거리다.
DVD 영화를 감상할 땐 5.1채널로, TV를 볼 땐 스테레오 사운드로 마음대로 변환할 수 있어 추가 장비를 장착할 필요가 없다.
장착비도 40만원 안팎으로, 지금까지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을 바꾸는 데 드는 비용에 비하면 ‘껌값’이다.


많은 장점이 있지만 ‘소규모 업체에서 만든 제품’이란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국내 유명 자동차 업체와 납품계약을 진행하다 가격 문제로 중도에 포기한 일도 있었다.
“아직은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은 비싼 것이 좋다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큐브사운드는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지닌 제품이죠. 지속적인 홍보로 내수시장을 뚫으면서 수출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입니다.
” 큐브사운드는 2개월 동안 200여대의 제품을 판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