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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소비자 등장 광고 잇따라
[비즈니스] 소비자 등장 광고 잇따라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2.08.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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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게 뭔 줄 알아?” 한 TV광고에서 탤런트 고수에게 수줍은 미소로 이렇게 말하는 여성은 대한펄프에서 생리대 ‘매직스’를 광고하기 위해 선발한 아마추어 광고모델이다.
고수와 달리 무명인이지만, 대한펄프에서는 이 여성모델을 뽑기 위해 지난해 전국을 순회하며 광고모델 선발대회를 치렀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모델을 기용하면 톱 모델을 기용했을 때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하지만 대한펄프의 경우 모델을 뽑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광고모델 선발대회를 치르고, 시상을 하는 등의 과정에 들어간 비용을 다 합치면 톱 모델 기용 때보다 2배나 비용이 더 들어갔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모델이 실제 광고효과가 있는 것일까?

대한펄프 마케팅팀 김길수 팀장은 “대회기간 중 매직스의 월 매출액은 보통 때보다 30% 이상 증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모델을 뽑기 위해 지방순회를 하면서 접수를 받는데, 이 기간 중에 매직스 브랜드가 많이 알려지는 등 브랜드 홍보효과도 얻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광고모델 선발대회를 개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대한펄프는 ‘제2회 광고모델 선발대회’를 진행중인데,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3배가 넘는 1만여명에 이르렀다.


소비자를 광고에 등장시켜 이른바 ‘체험광고’ 혹은 ‘증언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 사례가 유니레버코리아의 ‘도브’ 비누다.
도브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브레이디 콘테스트’를 통해 소비자 모델을 선출하고, 이를 통해 증언 마케팅을 해오고 있다.
이 마케팅의 특징은 소비자 모델이 대부분 카피없이 자기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도브로 세수를 하고 나면, 어떤 때는 로션 바르는 걸 잊어버릴 때가 있어요.” 한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이 광고카피 역시 도브 소비자 모델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
유니레버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그동안 도브가 신뢰를 받고,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까지 소비자 모델들의 체험광고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렇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처음엔 주목도도 낮았고, 마케팅 효과도 없었다.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까지 10년이 걸린 셈이죠. 최근 2~3년 동안은 아마추어 모델을 통한 광고가 매출효과까지 내어, 도브 제품이 유니레버코리아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유니레버의 이런 광고전략에는 오랜 전통이 있다.
1950년대 유니레버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지금까지 소비자 모델을 등용해 체험 마케팅을 해왔으며, 세계적으로 도브는 소비자 모델을 통한 광고만을 한다.


마케팅 담당자는 “도브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는 ‘내추럴’이고 여기에 알맞은 컨셉은 아마추어 소비자 모델”이라며, “도브의 소비자 모델 전략은 제품의 질과, 브랜드 관리,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위한 장기적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도브의 이 전략은 앞으로 변함없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선도 업체들의 성공에 고무된 탓인지 최근에는 소비자 모델을 기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그 활용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스킨케어 전문제품 폰즈도 지난 5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 여성 가운데서 자사제품 모델을 직접 선발했으며, 화장품 브랜드 오휘 역시 ‘피토라피’ 출시를 기념해 6월에 피부미인 선발대회를 열어 브랜드 모델과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할 아마추어 모델 6명을 뽑았다.
이들 생활용품 업체 외에도 SK텔레콤의 모바일 방송국 ‘네이트에어’에서는 최근 전국 5대 대도시에서 실시한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네이트에어의 지면광고와 온라인 광고모델로 활동할 고등학생 각 1명씩을 선발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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