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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 인터뷰] 김회봉 / 푸드빌 팀장
[인사담당자 인터뷰] 김회봉 / 푸드빌 팀장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2.08.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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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밥먹는 시간이 그들은 가장 바쁘다.
그래서 낮 12시에 점심을 먹는 것은 꿈도 못 꾼다.
배가 고파도 꾹 참아야 한다.
모두들 느긋하게 외식을 즐기는 휴일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휴일을 직장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바로 고객들에게 한끼 식사의 즐거움을 안겨줘야 하는 외식업체 직원들이다.


스카이락과 빕스로 잘 알려진 외식전문회사 푸드빌의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에서 사내 커플로 만나 결혼한 부부가 모두 80쌍이 넘는 것도, 남들 먹을 때 먹을 수 없고 남들 쉴 때 쉴 수 없는 외식업계의 특성 탓이다.
푸드(음식)와 빌리지(마을)의 합성어인 회사 이름 ‘푸드빌’에는 편안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국민 레스토랑을 만들겠다는 경영목표가 그대로 녹아 있다.


제일제당 외식사업부에서 출발한 푸드빌은 1994년 스카이락 논현1호점을 연 데 이어, 97년부터는 토종 브랜드인 빕스를 잇달아 오픈하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중에선 점포 수가 가장 많다.
올해 연말까지는 점포 수를 63개로 늘리고, 매출도 800억원대로 키울 계획이다.
체인점은 성장을 멈추면 곧바로 타격을 받기 때문에 점포를 꾸준히 늘려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회봉(34) 인사팀장은 ‘점포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푸드빌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다.
연공서열에 따른 기존의 임금체계 대신 개별 점포의 성과를 중심으로 인센티브 지표를 설정해 개개인의 급여수준을 달리하고 있다.
점장의 위상을 크게 높인 것도 실적을 낼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전사원 연봉제를 도입했다.


“매장근무 경험이 풍부할수록 푸드빌이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합니다.
저도 주방에서 접시 닦는 일부터 시작해 점장을 거쳐 스탭으로 올라왔죠. 사실 구직자 중 상당수는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외식업계 업무에 대해 그릇된 인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은 3D까진 아니더라도 2D 업종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힘들거든요.” 그래서 신규채용 때 점포업무 경험자를 우대하는 관행이 오래 전에 자리잡았다.
인턴제와 산학실습 제도를 활발하게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해의 경우 신규 채용한 110명 중 55명이 파트타이머 경력을 쌓고 올라온 사람들이다.


김회봉 팀장은 “한사람을 뽑는 데 40분밖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교육하는 데 400시간이 걸린다는 말도 있잖아요. 점포에서 근무하면서 점장으로부터 인정받은 사람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죠.” 서비스 업종이라고 해서 얼굴이 예뻐야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밝은 표정으로 고객을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적임자다.
일단 채용되면 실제 매장과 똑같이 꾸민 ‘푸드빌 아카데미’에서 현장 실습을 받으면서 ‘서비스 정신’을 몸에 익힌다.


실적 향상 위주의 근무환경 조성은 차별없는 인사관리로 뒷받침된다.
정규직원 중 고졸 출신이 25%, 전문대 출신은 65%에 이른다.
초기 급여수준을 제외하면 순전히 자신의 실적과 능력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고, 대졸 출신들에 대한 선호도가 오히려 낮다.
학력파괴가 이루어진 셈이다.
여성에 대한 차별도 거의 없다.
산전휴직제가 도입돼, 여직원들은 현행 법으로 보장된 산전후 휴가와 육아휴직말고도 임신진단을 받은 직후부터 휴직할 수 있다.
김회봉 팀장은 “매장근무의 특성상 유능한 여성들이 출산으로 일을 그만두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산전휴직제를 도입했고 호응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130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스카이락 다섯곳, 빕스 네곳이 새로 생기기 때문이다.


전체 직원의 84%를 차지하고 있는 파트타이머, 즉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인사관리는 별도 계획이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
업계의 특성 탓이라곤 하지만 평균 20%를 기록하는 높은 이직율률 회사 운영에 비효율을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회사쪽은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해 근무기간이 길지 않아도 일하는 동안에는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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