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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잠 못 이루는 밤
[건강] 잠 못 이루는 밤
  • 이승남/ 베스트클리닉 가정의
  • 승인 2002.08.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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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나 과음, 흡연 등으로 몸을 혹사시킬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수면은 어떻까. 오랜 시간 자는 것이 장수에 좋을까, 아니면 짧게 자더라도 깊이 자는 것이 좋을까.

최근 미국의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잠을 잘 자야 장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다.
알렉산드로스 브곤차스 박사는 20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수면시간을 매일 2시간씩 줄이는 실험을 한 결과, 비만과 당뇨병을 촉진할 수 있는 화학물질인 종양괴사 인자인 ‘TNF-알파’의 수치가 유독 남성에게서만 상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곧 수면이 부족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단적인 예일 뿐 아니라, 결국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깊이 잠든다는 방증이다.


여름철에는 흔히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특히 밤 기온이 25도 이상을 웃도는 열대야에는 자주 깨고 깊이 자지 못해 기운을 못 차리는 게 보통이다.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 뿐더러 일어나도 개운하지가 않다.
이는 외부 온도가 높을수록 체내 온도를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흥분함으로써 각성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낮에 몽롱해질 뿐 아니라 낮잠이 길어져 밤잠을 더욱 못 이루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물론 덥다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꿈을 꿀 수 있는 잠의 깊이를 뜻하는 ‘REM 수면’ 시간이 줄어든다는 게 문제다.
REM 수면이 짧아지면 불안, 초조 등 강박증세를 유발하기 십상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뇌 속의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
즉 늘 일정한 시간에 기상해 규칙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잠을 설쳤다는 이유로 늦잠을 자면 결국 불면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
이때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지만 격렬한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또한 ‘달밤에 체조’하는 습관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과식하지 않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상식이다.
특히 덥다고 수박이나 음료수를 많이 먹고 자면 그만큼 잠을 설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잠자기 전에 더위를 식힌다고 공포영화를 보는 것도 자극이 되므로 숙면을 취하는 데 장애가 된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젖은 수건을 방안에 걸어놓아 습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취침 전에 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킨 뒤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샤워를 해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면 신경을 흥분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잠을 쫓아내게 된다.


우리는 인생의 약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낸다.
하지만 이 시간은 허비되는 게 아니라, 나머지 3분의 2를 위해 꼭 필요한 휴식시간이다.
때문에 ‘건강한 수면’은 ‘건강한 생활’의 밑거름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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