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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남북경추위 성과낼까
[초점] 남북경추위 성과낼까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2.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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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교착상태에빠졌던남북경제협력의물꼬가다시한번트일것인가?지난2000년12월이후열리지못했던제2차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가8월26일부터29일까지서울에서열린다.
이번회담은8월중순에열린제7차남북장관급회담합의에따른것으로,3가지안건이구체적으로확정되어있다.
경의선·동해선철도·도로연결문제,개성공단건설문제,임진강수해방지문제가그것이다.
7차회담합의문은그밖의경제협력문제들도함께협의하기로해,대북쌀지원문제가논의될것이확실하다.


반면1차경추위에서핵심사안이었던대북전력지원문제와투자보장협정등4대보장서문제는이번회담의의제에서빠졌다.
전력지원문제는북한이미국또는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상대방으로경수로건설-핵사찰과연계해논의해야할사안이다.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등경협관련4대보장서를정식으로발효시키고,이를뒷받침할법적·제도적장치를마련하는문제는현정권임기안에타결되기는어려울것으로보인다.


무엇보다도경제협력에선행돼야할군사적보장조처가부재한상황에서,군사당국자회담보다먼저열리게된이번경추위는구체적합의를이끌어내기에는한계가뚜렷하다.
경의선연결문제만보더라도2001년초군사실무회담에서비무장지대(DMZ)공사추진을위한‘군사적보장합의서’에이미합의했으나아직발효가안돼DMZ구간공사가지연되고있다.
이번회담에서논의될주요사안들을점검해본다.



경의선및동해선철도·도로연결공사


이는이번회담의핵심의제이며,남북양쪽의최대관심사항이다.
경의선철도연결구간은문산에서개성까지총24km이며,남북에각각12km씩걸쳐있다.
이중남쪽문산~도라산역10.2km구간은이미복구가끝났으며,DMZ안1.8km구간만남겨놓고있다.
도로는통일대교북단에서개성까지총17.1km구간이며,이중12km가북쪽에놓여있어북의대규모병력이공사에투입된다면철도공사는4개월,도로공사는12개월정도가걸릴것으로예상된다.


우리정부는지난남북장관급회담에서경의선연결날짜를확정하기위해애썼으나북쪽의소극적인태도로무위에그쳤다.
그러나남쪽은공동합의문에“남북이동시에병행시켜착공하며날짜를‘최종’확정한다”는문구를포함하는것을관철시켰다.
회담을준비중인한남쪽실무자는“우리쪽에서는경의선연결날짜를잡느냐못잡느냐에모든관심을쏟고있으며이문제에주력한다는입장”이라고말했다.


반면북쪽은장관급회담때부터동해선연결에큰관심을표명하고있어이번회담의핵심쟁점으로떠오를가능성이높다.
동해선연결은이미올해4월김정일위원장이북한을방문한임동원특보에게처음제시한바있다.
김위원장은당시동해선이갖는물류축으로서의기능을높이평가하며,부산과러시아극동지역을연결한다면부산이세계적무역항으로성장할것이라고언급했다.
2001년에는현대아산과북한아태위원회가금강산관광과관련해동해선육로관광을추진하기로합의하기도했다.


동해선은철도의경우남쪽이강릉~군사분계선127km,북쪽이온정리~군사분계선18km를각각연결해야한다.
연내개통이가능한경의선과달리동해선철도를단기간에연결하는것은불가능하다.
이와관련해한국개발연구원(KDI)조동호북한팀장은“경의선연결에관심이적은북쪽이‘물타기’의방편으로동해선연결을들고나올수도있다”라고지적했다.


반면도로는여건이좋다.
김연철고려대아세아문제연구소연구교수는“철도와달리동해선도로연결은두세달이면가능하다.
DMZ구간이아주짧은데다남쪽이7번국도통일전망대아래저진부터1.3km만연결하면연내에버스가다닐수있다”라고실현가능성을높이평가했다.
김교수는또“동해선연결은러시아가상당한이해관계를갖고북쪽에요청한사안이며8월김정일위원장의러시아방문에서도논의됐을것”이라고분석했다.
즉동해선을통해러시아가한국의소비재를값싼물류비용으로유통할수있고가스관,송유관등을연결해극동지역의풍부한에너지를남북에공급하는길이열린다는것이다.
북쪽으로서도단기적으로큰비용을들이지않고금강산관광사업에유리한효과가있는데다가,지리적으로경의선에비해내부적체제유지에미치는부담감이적다는이점이있다.



개성공단개발


현대아산이2000년북한아태위원회와개성공단개발에합의한후현대와한국토지공사가공동사업협약을맺고,개성시판문군에800만평의공단과1200만평의배후단지를조성하려는계획을세웠으나지금은소강상태다.
개성공단개발은남북경협이임가공교역및관광투자단계에서벗어나본격적인제조업투자협력단계로발전할수있을지를가늠하는시금석이다.
남쪽은올해안으로100만평규모의1단계공사를착공해3년후시범공단조업이가능하도록한다는목표를갖고있다.


그러나공단건설에는긴시일이소요되며철도·도로연결,투자보장,미국의경제봉쇄해제등선결돼야할문제가산적해있어,이번회담에서가시적성과를얻을수있을지는의문이다.
오히려김연철교수는“개성은공단뿐아니라관광지로더욱유망한곳”이라는견해를밝혔다.
개성이한국전쟁중휴전협정이열린곳이라폭격의피해가적고유적이가장잘보존됐다는것이다.



임진강수해방지및임남댐(금강산댐)공동조사


남북은2000년장관급회담에서임진강수해방지문제를논의하기로합의했지만지금까지아무런진척이없었다.
임진강은총길이254km중162km와전체유역면적8117㎢중5108㎢가북쪽에있다.
남쪽은경기도파주,문산,연천등임진강하류지역의잦은수해를막기위해북쪽상류지역의수방대책을요구하고있다.


임남댐의경우올해4월이후댐의두곳이훼손되면서복구공사를하는등안전에대한우려가제기됐으며,5월에는박근혜의원이북한을방문해김정일위원장에게임남댐공동조사를요구한바있다.
북쪽이이를전격적으로수용함으로써9월중순금강산에서실무접촉을갖게됐다.
세종연구소이종석연구위원은“임남댐은북한의군이건설한곳이어서상당히민감한지역이나남쪽의우려에대해공동조사를허용했다는것은북쪽의상당한양보”라고평가했다.
그는이어“임남댐이북한의전체전력생산량약200만kW중80만kW를책임지는중요한곳이어서북쪽이허술하게다루지는않겠지만,기술적문제가있을수도있는만큼남북의공동조사가필요하다”고말했다.



쌀지원문제


북한은매년200여만톤의식량이부족한반면,올해에는아프가니스탄에대한국제적식량지원으로국제사회의대북지원이줄어들면서더욱극심한식량난을겪고있는것으로정부는파악하고있다.
대북쌀지원문제가제2차경추위의정식의제로언급되지는않았으나그동안남쪽이쌀지원논의의창구를경추위로못박아온만큼,남쪽은경의선연결일정과연계해바터형식의타결을꾀하고있다.
조동호KDI북한팀장은“북쪽이적극적으로대화에임한다면애초논의했던쌀30만톤을차관형태로지원하고추가로30만톤정도를더지원할수있을것”으로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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