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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인맥은 금맥, 주변부터 챙기자
[커리어] 인맥은 금맥, 주변부터 챙기자
  • 유용미/ HR코리아 기획팀
  • 승인 2002.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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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실세와 맺은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부정비리 사건을 저지르는 사례가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인맥을 활용하는 것을 나쁜 것으로만 보고, 오로지 자신의 능력과 실력만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 누구라도 자신이 아무리 훌륭한 능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사회 관계에서 고립돼 있어서는 발전의 기회를 다양하게 누릴 수 없다.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사람은 정확한 정보를 빨리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자기 발전의 기회를 얻을 확률도 그만큼 높다.


경력관리 측면에서도 인적 네트워크는 매우 중요하다.
탄탄하게 구성되고 잘 관리된 인적 네트워크는 개인의 경력과 실력을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거창한 혈연관계나 내세울 만한 학연이 없다고 해서 안타까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학연이나 지연에만 너무 매달리다가는 오히려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다.
21세기에 필요한 인맥은 줄서기용 관계가 아니라, 공통의 가치관과 관심사를 바탕으로 정서적 교류를 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망이다.
지금까지 자신의 인적 관계망이 부실했다고 해서 의기소침해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인맥을 활용할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업무상 만난 사람도 꾸준히 관리


외국계 소비재 회사인 B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이정희(33·가명) 과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람 만나는 일에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한다.
성격상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평소에 주위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진정으로 그들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노력 덕분에 3년 전 국내 기업에서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원할 때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헤드헌터를 소개받았고 결국 원하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가 주장하는 인맥 형성의 핵심은 직업상 만난 사람도 꾸준히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제휴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나 그는 일 때문에 만나는 관계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는 그다지 생각하지 못했다.
일 관계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때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일 때문에 알게 된 사람들과도 자연스러운 친분관계를 유지해나갈 경우 업계 동향과 다른 업체의 정보를 얻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차츰 깨닫게 됐다.


그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비결은 우선 상대와의 만남에서 그의 특징적인 면을 찾아낸 다음, 그것을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이다.
특징적인 게 잘 드러나지 않을 경우에는 대화 속에서 기억할 만한 소재를 찾아내기도 한다.
자신의 디테일한 면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은 그 이후 호감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기억력을 믿을 수 없다면, 처음 만날 때 교환한 명함 뒤에 기억해둘 단어를 메모해두는 것도 좋다.
나이가 비슷한 경우라면 상대방 주소를 자신의 e메일 리스트에 등록해놓고 흥미있는 내용들을 보내주는 것도 서로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정희 과장은 권유한다.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가야겠다는 판단이 서는 사람이라면 연하장이나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것도 좋다.


물론 이렇게 만나고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사람들을 통해 바로 어떤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관계를 통해 업무상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을 소개받는 경우도 많다.
이런 관계들 속에서 뜻하지 않는 수확을 얻을 때가 반드시 있다.


국내 온라인 포털 회사에서 웹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박희재(34·가명) 차장은 인맥을 넓히는 것보다 이미 아는 주변 사람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런 자신의 신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알기 위해 이곳저곳을 전전하기보다는, 현재 자기가 갖고 있는 인맥을 정성스레 관리하는 편이다.
박 차장이 말하는 인맥관리의 비법은 이렇다.


첫째, 언제든지 상대에게 자신의 비전과 목표를 은근히 PR하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그저 좋은 친구로만 기억된다면 그들은 단순한 친구관계에서 끝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친구든, 직장에서 일로 만난 사람이든, 그들에게 자신의 직업적 위치와 앞으로의 목표를 적당히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그들이 어떤 분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연스레 나를 떠올리게 되죠.” 박 차장이 웹 관련 세미나에 자주 초청받기에 이른 것도 바로 이런 PR 전략의 효과라고 한다.


둘째, 회사 내부의 휴먼 네트워크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요즘처럼 이직과 전직이 자유로워진 시기에는 오늘의 직장 동료를 내일 다른 회사에서 만날 확률도 그만큼 높아졌다.
따라서 사내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곧 가장 가까이에 있는 휴먼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입을 통해 틈틈이 자신의 성과를 은근히 PR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곧 매체와 같다.
주위 사람들의 입을 통해 자신의 성과가 전해지면,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된다.
되도록이면 푸념은 털어놓지 않는 것이 좋다.


셋째, 박희재 차장은 아랫사람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실제로 그는 비서나 리셉셔니스트가 가진 정보력이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시니어 될수록 중요성 더욱 커져


좀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인맥을 넓히는 방법도 있다.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는 최창기(40·가명) 부장은 퇴근 후 저녁시간에 경영대학원에 다닌다.
우선은 지식경영을 강조하는 21세기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겠다는 목표로 대학원 등록을 했지만, 공부하는 과정에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부수효과도 염두에 둔 게 사실이다.


우리 사회의 일반적 분위기는 시니어가 될수록 그만큼 더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출 것을 요구한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자신의 인맥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임원급에게는 인적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해졌다.
최창기 부장은 젊은 시절부터 다양한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고, 이런 커뮤니티 활동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관심분야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이 자주 거론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전문지식을 교류하는 온라인 포럼이나 스터디 모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업계 동향을 얻는 것은 물론, 인맥을 넓히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즘처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움직임이 활발한 시기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다 잡은 먹이를 놓치는 것과 같다.
다만 인맥을 넓힌다면서 자신의 시간이나 자본을 무리하게 과잉 투자해서는 안 된다.
인맥의 구축과 활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교류와 효과적 업무수행에 도움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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