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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1. 시장 내우외환… 규모 1천억 줄어들 듯
관련기사1. 시장 내우외환… 규모 1천억 줄어들 듯
  • 이코노미21
  • 승인 2002.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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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반시장의 내우외환이 깊어지고 있다.
안으로는 도레미미디어, SM엔터테인먼트, 대영에이앤브이 등 한국 음반 기획, 유통의 ‘큰 손’들이 줄줄이 검찰에 잡혀들어가 비리혐의로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으면서 새로운 음반의 기획, 제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밖에서는 음반시장 감소라는, 전세계적 난기류가 불어닥치고 있다.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음반시장 규모가 27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천억여원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모처럼 조성됐던 투자 붐도 어느새 주저앉아버렸다.
업계의 기대 속에 설립됐던 150억원짜리 음악 전문펀드는 문화관광부와 민간투자자가 투자원칙 조율에 실패해 7월께 소리소문없이 해체됐다.
문화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한 정부와, 투자수익 창출을 바라는 민간투자자가 서로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던 탓이다.
이 펀드는 문화관광부가 50억원, 로커스홀딩스와 무한기술투자, 야호커뮤니케이션 등 민간투자자가 100억원을 투자해 4월초 조성됐었다.
이 소식에 음반기획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영화시장처럼 음반시장에도 건실한 투자자금이 들어와 장기적이고도 안정적 투자 및 제작 환경을 갖춰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현재 기획사, 특히 영세 기획사들은 모자라는 제작비를 ‘선급금’ 명목으로 음반사로부터 빌려다 쓰는 대신 해당 음반사에 음반의 독점 유통권이나 판권을 보장해주고 있다.
투자금 대신 대출금으로 음반을 만드는 셈이다.
이자로 따지면 연리 20~30%대로 사채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는 “이런 관행이 기획사의 한탕주의를 부추겨 촌지 등 무리한 홍보방식을 동원한 모험을 감행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음반업계 안팎의 스산한 바람이 잠잠해진 뒤에야 다시 지갑을 열 태세다.
무한기술투자 최재원 이사는 여전히 음반, 공연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지금은 연예계 비리 수사 이후 기획 분야에서 강자가 표면적으로 사라진 만큼 음반시장이 나름대로 질서를 되찾아 소위 ‘선수’들이 다시 떠오르면 투자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때가 와도 고민거리는 남는다.
음반산업은 영화산업과 달리 아직 투자 노하우가 쌓이지 못한 상태다.
최 이사는 “영화는 시나리오, 감독, 배우, 스탭, 유통망을 보면 어느 정도 투자 결과를 예측할 수 있지만 음반은 판단 근거가 적다”고 말한다.
투자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자금 흐름이 투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무서운 노화를 겪고 있는 국내 음반산업은 투자, 기획, 제작, 유통이 제대로 된 산업적 시스템을 갖춘 뒤에라야 부실화의 악순환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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