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비즈니스] 김치냉장고 벌써 ‘김장 전쟁‘
[비즈니스] 김치냉장고 벌써 ‘김장 전쟁‘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2.09.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부들의 마음을 잡아라!”

김장철을 앞두고 가전업계가 김치냉장고 시장점유율 1위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신제품들을 선보이면서,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려는 주부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김치냉장고 시장에서는 1995년 ‘딤채’로 시장에 뛰어든 만도공조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뒤늦게 합류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맹렬한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를 최대 170만대까지 예상한다.
양문형을 포함한 일반냉장고의 판매 추정치인 150만대를 훨씬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다.
또 김치냉장고를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기존 40대 주부에서 20~30대까지로 확산되고 있고, 혼수품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만도공조 김만석 과장은 “2000년 기준으로 보급률이 21% 수준이었는데, 올해 3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치냉장고 시장이 이제 성숙기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치냉장고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가전업계는 우량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짜고 있다.
특히 김치냉장고는 김장철이 끼어 있는 4분기에 60% 이상이 판매되는 만큼 하반기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승부의 관건은 최상의 김치맛을 내는 데 있다.
때문에 가전업계는 식품업계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김치맛의 숙성과 보존 기능을 공동 개발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LG전자는 9월13일 이화여대에서 ‘김치학술포럼’을 열어 눈길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서 LG전자 김치연구소는 연구개발의 첫 성과로 ‘맛지킴 기능’을 공개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김치의 맛이 김치냉장고에서 원하는 단계가 됐을 때 버튼을 조작하면 그 시점의 맛이 오래 유지된다.
입맛에 맞는 김치를 더 오래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신기술이다.
LG전자는 이런 기능을 갖춘 7가지 용량의 28개 신모델을 선보였다.
LG전자는 또 두산 종가집 김치연구소와 함께 국내 최초로 표준 김치맛을 공동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도 풀무원과 손을 잡았다.
풀무원은 85년부터 ‘김치연구팀’을 운영하면서 김치맛의 변화와 숙성, 보존과 관련한 노하우를 쌓아왔고, 이런 노하우를 적용한 김치냉장고를 김장철에 앞서 출시할 방침이다.


만도공조는 선두주자인 만큼 후발주자들이 자사의 김치맛을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신제품인 ‘2003년형 딤채’는 위니아 김치연구소가 10년간 100만포기의 김장을 통해 분석한 김치숙성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만든 제품으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상태로 발효시키는 기능(발효과학 코스)을 강조하고 있다.
만도공조는 또 98년부터 동원김치와 실시해온 공동 마케팅 차원에서 ‘딤채’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동원김치 교환권을 증정하고 있다.


단순히 김치를 저장하기만 하는 김치냉장고 시대는 가고 있는 만큼 업체들은 김치냉장고의 다기능화를 꾀하는 추세다.
대우전자는 최근 쌀을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김치냉장고 ‘진품’을 출시했다.
쌀 보관에 가장 적합한 온도인 섭씨 10도와 상대습도 50~70%를 유지해 햅쌀 맛을 내도록 한 게 이 제품의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다맛’도 채소나 과일, 육어류는 물론이고 햇곡식, 식혜, 냉동식품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LG전자의 김치냉장고 1124도 쌀보관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대용량의 신모델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도 요즘 김치냉장고 시장의 특징이다.
이는 요즘 사람들의 식품류 구매 스타일이 한꺼번에 많은 양씩 사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일반 냉장고의 용량부족 부분을 김치냉장고로 보충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한 업계의 대응이다.
LG전자가 출시한 김치냉장고 300리터급 모델은 최대 용량이면서 냉동, 냉장, 김치보관 기능으로 필요에 따라 전환시킬 수 있게 설계됐다.


그런가 하면 만도공조는 ‘딤채’가 다양한 실내 분위기와 조화되도록 이 제품의 색상을 10가지로 확대함으로써, ‘백색가전’이 아닌 ‘컬러 가전’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인터넷 사이트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우젠의 판촉을 위해 별도의 브랜드 홈페이지를 열었고, LG전자도 ‘1124클럽’을 개설했다.
이런 사이트들에서는 제품 소개를 할 뿐 아니라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거나 육아, 요리, 재테크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바짝 다가서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