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건강] 남아도는 군살, 재활용하자?
[건강] 남아도는 군살, 재활용하자?
  • 박현 성형외과 원장
  • 승인 2002.10.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보기술(IT) 분야 벤처기업의 마케팅 담당자인 김진철(가명·34)씨의 최대 고민은 얼굴에 살이 없어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것이다.
미혼인 김씨는 늙어 보인다는 여자 직원들의 품평에 일할 맛이 떨어질 지경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얼굴의 지방은 자연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김씨처럼 젊은 나이라면 세월 탓도 할 수 없으니 고민이 많다.
우선은 신경질적 성격으로 오해받기 쉬우며 이성교제도 위축되기 일쑤다.


그러던 김씨는 얼마 전 성형외과에서 드디어 제 나이를 찾을 수 있었다.
그것도 일주일 만에. 사실 김씨는 인조보형물이나 이물질을 투여하는 성형수술에는 거부감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지방을 이용하는 ‘미세지방이식술’은 그가 생각하는 성형수술과는 사뭇 달랐다.


미세지방이식술은 자신의 지방을 채취해 부족한 부위에 채워넣는 시술법이다.
주로 엉덩이, 복부, 허벅지처럼 지방이 충분한 부위에서 지방을 추출해 정제한 다음 원하는 부위에 주입한다.
보통 뺨이나 관자놀이 아래, 눈 밑 등 세월 따라 지방량이 급격히 적어지는 부위에 주입하는 수술이다.


김씨의 경우는 얼굴 전체가 마른 편이어서 그의 허벅지와 엉덩이에서 지방을 채취해 정제한 다음 관자놀이 아래, 눈 밑, 뺨 등에 골고루 주입했다.
결과는 대성공. 자신의 지방조직을 주입한 만큼 부작용도 없었다.
주입한 지방이 생착되는 동안 잠시 얼굴이 부었지만, 2~3일 후에 회복되기 시작해 차질없이 업무에 복귀했다.
동료들이 그에게 인상이 젊고 부드러워졌다며 너도나도 비결을 묻는다.


부위별로 부가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홀쭉한 뺨에 주입하면 툭 불거져나온 광대뼈가 들어가 보이며, 눈꺼풀의 경우에는 눈의 피로감까지 개선된다.
뱃살이 두둑한 중년이라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넘치는 복부 지방을 줄이면서 젊어질 수 있다.
사실 지방을 채취해 주입하는 시술은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다만, 예전에는 지방을 주입하면 그것이 곧바로 체내에 흡수되는 통에 만족도가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흡입한 지방을 원심분리해 농축 지방으로 정제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생착률이 높아졌다.
또한 냉동 보관이 가능해 한번에 충분한 양의 지방을 채취한 다음 여러 번으로 나눠 수술할 수 있다.


지방의 농축 정제기술의 발전으로 코 성형술도 가능해졌다.
사실 아직도 실리콘이나 고어텍스 같은 인조보형물을 삽입하는 것이 대세지만, 이런 방법을 쓰면 수술 후 회복이 오래 걸리고 이물질로 인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농축 정제한 지방을 주입하면 자연스럽게 콧대를 높일 수 있고, 그동안 생착률이 떨어져 시술이 어려웠던 입술이나 턱 주위도 수술이 가능하다.
부작용 위험은 전혀 없다.


미세지방이식술은 시술이 간편하고 전신마취가 필요없어 수술이 어려운 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화를 소개하면, 어느날 회갑을 넘긴 할머니가 찾아와 쌍꺼풀과 코 수술을 해달라고 고집했다.
고심 끝에 쌍꺼풀 시술과 함께 코에 지방을 주입해 살짝 높였다.
워낙 시술이 간편하고 위험요소가 거의 없어 할머니의 평생 소원을 이루는 데 일조했다.


최근 미세지방이식술은 인조보형물을 삽입하지 않아도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조직을 이용하고, 시술이 아주 간편하기 때문에 노년층은 물론 성형술에 거부감을 지닌 남성, 인공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아주 적합하다.
또 회복기간이 짧아서 별도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직장인에게도 딱 맞는 시술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