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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한신평정보·한신정 ‘CB 대전’
[비즈니스] 한신평정보·한신정 ‘CB 대전’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2.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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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0월 중 개인신용평점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본격화할 국내 개인신용평가(CB) 사업에서 그동안 독주하던 한국신용평가정보(한신평정보)에 맞서 한국신용정보(한신정)가 도전장을 던져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그동안 은행연합회가 CB 사업을 벌일 의사를 보임에 따라 뒤로 물러서 있던 한신정 www.nice.co.kr이 9월3일 뒤늦게 나이스CB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11월부터 개인신용평점(스코어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에서 CB 사업의 주체를 민간 신용정보업자 중심으로 정하면서 은행연합회가 CB 사업에서 물러났고, 이에 따라 15개 시중은행들이 63%의 지분을 보유한 한신정이 자연스레 대주자로 나섰다.
한신정 컨소시엄에는 14개 시중은행, 21개 제2금융회사, 저축은행중앙회, 현대백화점 등 37개사가 참여해서, 규모면에서는 한신평정보의 컨소시엄에 뒤지지 않는 진용을 갖췄다.
한신평정보 www.kisinfo.com는 지난 2월과 8월, 2차에 걸쳐 9개 은행, 23개 제2금융회사, 2개 백화점 등 34개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선발주자인 한신평정보는 9월30일 ‘개인식별정보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는 이사 등으로 소재가 바뀐 기존고객의 정보를 정기적으로 알려주거나 신규고객을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10월14일부터는 ‘개인신용평점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한신평정보 조길연 CB사업본부장은 “개인신용은 분야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어서, 신용평점도 은행, 카드, 보험 등 업종별로도 함께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뒤늦게 출발한 한신정 CB사업본부 황윤경 실장은 “기존 개인신용평점시스템(CSS)에서 우리가 80%를 점유한데다 주주은행사들을 포함한 컨소시엄을 완성함으로써, 이제 한신평정보와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신정은 기존 단기연체정보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르면 11월 중순부터 개인고객의 신용 및 상품특성에 따라 적절한 평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개인 워크아웃과 관련, 신용불량자가 앞으로 연체에서 벗어나 신용을 회복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리커버리 모델’도 포함된다.
또 내년 2월부터는 거래원장, 거래실적정보를 이용해 신용정보 보고서, 고객충성도 스코어 등을 제공하고, 6월부터는 사기거래정보까지 제공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이처럼 한신정이 단기간에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구체적 사업일정을 제시한 데 대해 한신평정보의 반응은 싸늘하다.
우선 급작스럽게 이뤄진 한신정의 사업참여방식을 놓고 큰 불만을 표시했다.
한신평정보가 1년 이상 컨소시엄을 단계적으로 준비해온 데 비해, 한신정의 경우 재정경제부와 은행연합회 등이 나서서 주주사인 시중은행들을 설득하는 식으로 급조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개입해 인위적으로 시장을 조성하려는 것은 일종의 관치이며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한신정이 과연 당장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준비가 됐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한신평정보 관계자는 “회원사와 전산시스템을 조율하는 데만 몇달이 걸리는데, 한신정이 우선 급하니까 일정부터 공표하는 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양사의 컨소시엄에 동시 참여한 우리은행 신용정책팀 관계자는 “한신평정보와는 단기연체정보까지 전산화가 완료된 반면, 한신정과는 아직 협의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또 양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실제 우수성을 검증한 다음 실무에 반영하려면 상당한 점검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사의 CB 사업이 자칫 지나친 신경전과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 처음부터 삐걱거리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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