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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GM대우차 시장 쟁탈 ‘시동’
[비즈니스] GM대우차 시장 쟁탈 ‘시동’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2.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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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라인업으로는 GM대우차 시장점유율은 10% 중반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대우차 모델말고도 대형 승용차,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대형 승용차, 다목적 차량(MPV) 등 세 차종을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 GM대우자동차(GMDAT) 출범을 앞두고 닉 라일리 사장 내정자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승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족한 차종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현대·기아차와의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지난달 30일 대우차 관계인 집회에서 정리계획안이 통과됨에 따라 GM대우차 출범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출범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 관계인 집회에서 정리계획안은 정리담보채권의 경우 92.2%, 무담보채권은 84.7%를 변제받는 조건으로 가결됐다.
GM대우차 홍보담당 김정수 부사장은 “앞으로 2주간 반대 채권자들이 이의신청할 수 있는 항고기간이 남아 있지만 찬성률이 높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불거질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GM대우 출범은 기정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대우 인터내셔날과의 브랜드 사용 분쟁도 타결됨에 따라 이제 남은 걸림돌은 채권단의 20억달러 장기자금 지원문제다.
대우차 채권단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20억달러 중 7억5천만달러를 고정금리 6%로 빌려주는 데 난색을 표시하고 있지만 대세는 지원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GM대우차는 10월 중순 이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신차 발표로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 회복


GM대우차는 출범과 동시에 누비라 후속 모델인 1500㏄급 신차 J-200(프로젝트명)과 2500㏄급 매그너스 신형 모델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함께 닉 라일리 사장은 “최근 판매 증가율이 가장 높은 SUV 차종을 이른 시일 안에 개발해 시판하고, GM의 기술력을 도입해 고급 대형 세단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차종을 추가할지는 3~4개월 후 결정할 계획”이라며 “설비확장 등에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만큼 경쟁력이 높은 것부터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GM대우는 부도사태 이전 대우차 수준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강조점을 두고 있다.
라일리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튼튼한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선은 내수 부문에 치중한 다음 점차적으로 수출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우차의 내수 시장점유율은 10%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98년 26.2%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다.
올해 경쟁사들은 경기 호황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 대우차의 판매실적은 오히려 감소했다.
해외판매법인이 와해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수출이 20% 이상 급감했고, 부품업체 공급중단 사태로 내수 판매도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특히 올 4월말 GM과 채권단간의 본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조용준 애널리스트는 “대우차는 부도 사태를 겪으면서 모델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라며 “한번 모델 경쟁력을 상실하면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기아자동차도 새로 출시한 SUV 차량에서는 강세를 보이지만 과거의 승용차 모델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구나 자동차 제품의 수명은 보통 3~4년인데 대우차는 부도 사태를 겪으면서 경쟁사보다 신차 개발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GM대우에서 적극적 신차 개발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신차 개발에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우차는 J-200 이후 신차 출시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GM대우가 개발한 첫작품은 2004년 이후에나 나올 수 있다.
GM 본사 혹은 관계사인 스즈키의 플랫폼을 공유 방식으로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1년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또한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은 “제품 라인업 보강을 이야기하는데 GM이 대우차 인수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를 미루어볼 때 정말 적극적 투자 계획이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라며 회의적 시선을 보낸다.


이와 관련 GM대우 김정수 부사장은 “내년에 신차를 발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GM이 대우차에 대한 적극적 투자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라일리 사장도 “올해 대우차가 출시한 소형차 ‘칼로스’는 대우차가 GM의 다른 계열사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고 저렴한 비용으로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개발 프로그램 개시일로부터 생산까지 최단시간으로 단축, 프로그램당 엔지니어링 비용 최소화, 뒤떨어지지 않은 스타일링”을 강조했다.



색다른 홍보 캠페인 전개, 이미지 쇄신


GM대우는 우선 무너진 대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고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부도사태에 빠지면서 추락한 소비자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출범 이후 강력한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고 고객에게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색다른 마케팅 프로그램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 부장은 “대우차 판매가 부진했던 것은 제품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회사가 부도 위기에 빠지면서 신뢰도가 추락했기 때문”이라며 “GM대우 출범 이후 적극적인 광고, 마케팅을 실시하면 판매실적은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차 김종도 이사는 “2년 이내 시장점유율 20% 달성도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현재 대우자동차 공장 가동률은 40%도 안 된다.
당분간 신설법인은 생산라인, 부품업체, 영업조직, AS망 등이 모든 부문에서 기업 정상화에 주력해야 할 처지다.
대규모 부채탕감을 통해 20조원에 이르던 부채가 1조원 이하로 줄었지만 2005년까지는 적자가 예상될 정도로 정상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대우차가 20~3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정상화됐고, 르노삼성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르노삼성은 2006년 이후 생산설비를 현재 24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GM대우는 출범 이전부터 신차 출시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를 외치고 있다.
GM 출범은 다시 한번 치열한 내수시장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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